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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ㅣ 아이와 함께 읽는 MBTI 그림책 1
이팅 리 지음, 그림책사랑교사모임 옮김 / 교육과실천 / 2022년 10월
평점 :
토끼와 거북이가 선한 표정으로 마주 앉아 차와 케익을 먹는 장면이 따뜻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잠깐만의 겉표지 장면이다.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해서 넘겨보니 더 많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멀리 있는 산에 가보고 싶다고 거북이가 말한다. 다만 "언젠가 준비가 되면"이다.
이솝우화 토끼와 거북이에서는 신체 조건이 다른 상황에서 달리기 경주를 하여 자만하던 토끼가 지고 꾸준하고 성실한 거북이가 이긴다. 경쟁 자체가 문제니 협력해야 한다. 자만하면 안된다. 능력만 믿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성실해야 한다. 등등 다양한 주제를 끌어낼 수 있어서 뒷이야기나 패러디한 다른 이야기가 많이도 재생산된 우화다.
잠깐만에서는 신체 조건이 아니라 성격이 다른 토끼와 거북이가 나온다. 계속해서 잠깐만이 나올 때 은근히 짜증이 밀려 오며 뻔한 결말이 예상되어 그냥 넘길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거북이의 완벽한 준비로 산까지 오는 길이 순탄하게 되고 끝까지 넘겨보니 예상과 달리 밤하늘의 달을 함께 보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거북이와 토끼가 처음 대화하는 상황과 비슷한 장면이다.
거북이가 소망의 표현을 하자 토끼는 눈을 반짝이며 당장 움직일 태세고 거북이는 또 잠깐만을 외친다. 슬며시 웃음이 나와서 흐뭇하게 마지막 장을 넘겼는데 아이와 함께 이야기하는 MBTI란 제목 아래 토끼는..., 거북이는...의 MBTI 유형이 나온다. 사람은 각양각색인데 유형별로 나누는 것을 싫어하고 MBTI 검사 결과가 낙인의 효과도 있다 싶어서 거부감이 있어서인지 나도 모르게 너무 상업적인데 하는 생각이 밀려왔다. 하지만 질문과 이럴 땐 이렇게 해주세요란 깨알 팁을 보면서 서로 어울려 다름을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야 함을 강조하는구나 싶다.
사람을 유형에 따라 나누기 보다 상황에 따라 사람을 이해하며 대해야지 하는 마음이 올라오게 한 그림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