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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자리
고민실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평점 :
고민실 - 영의 자리 (영. 그 무궁무진한 자리를 응원하다)
# 취업 # 취준생 # 응원 # 무궁무진 # 한겨례출판사 # 하니포터 3기
“아무하는 일 없이 시간을 허비하지 않겠다고 맹세하라. 우리가 항상 뭔가를 한다면 놀라우리만치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
“Determine never to be idle...It is wonderful how much may be done if we are always doing.”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책 정보>
저자 : 고민실
책 제목 : 영의자리
출판사 : 한겨레출판사
출판년도 : 2022년 4월
주제 분류 : 장편소설
<책을 읽게 된 동기>
<영의 자리 > 이름 끝에 붙은 수많은 영들을 위한 책인가?...
책표지 뒤에서 발견한 작가의 말에서 숫자 0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했고 호기심이 발동해서 읽게 되었다.
<줄거리>
아직 1이 되지 못한 세상 모든 0에게 전하는 조용한 응원.
영은 영 외에 될 수 없지만 다른 숫자에 기댈 때 영은 우주의 단위가 될 수 있다.
이 말은 곧 " 무관" 이지만 "무궁무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우울하지만 설레이기도 한 것이다.
학생이었지만 지금은 아닌,직장인이었지만 지금은 아닌, 그 모든 것들의 과거를 무색하게 만드는 '나이무관,성별무관,학력무관,경력무관'의 자리인 약국 전산원으로 약사 김 국장,조 부장과 함께 일하며 양 실장의 호칭을 부여받는다.
무관의 자리인 '0'으로 시작하는 이들에게 '유령'이라 칭하는 경솔한 약사의 언행은 '0'의 자리에 있는 수많은 이들에게 범하는 대표적인 무례로 여겨졌다. 그래서 소설을 읽어가며 소설 속의 '1'이 되려는 이들을 조용히 응원하게 되었다.
서른살 주인공의 20대는 '혜'의 영향력이 모든 영역에서 발휘되어 있었던 듯하다. 함께 뮤지컬 공연이나 갤러리 관람 등의 문화 생활도 즐기고 정치 커뮤니티에서 활발히 활동도 하고 자주 만나 생활인의 생동감도 느끼기도 하면서 말이다. 혜의 선물이었던 팔찌의 분실로 주인공 은 다시 혼자가 되어 담담하게 서른의 강을 건너게 된다. 그 자리가 유령이라 일컬어지는 약국 전산원 아르바이트 자리인 것이다. 그 약국의 일상이 꼼꼼하게 그려지는데 읽으면서 나도 그 자리에 있는듯 해서 동네 약국을 지나가며 정감가는 눈길을 보탤지경이었다.
이 소설에서 인상깊었던 여러 문장들이 있다. 객관적인 묘사만 있는 이야기들속에서 작가의 주관이 드러나서 잠시 생각에 빠지게했다.
//유령이 되기로 했다. 유령이라고 하니까.믿음 앞에서 논리는 무용했다. 사람들은 근거로 믿는 게 아니라 믿고 싶은 이야기를 선택할 뿐이다. 32쪽
//바다에 가자. 죽지 않기 위해서는 나쁜 기억이 중요할 지 몰라도 살기 위해서는 좋은 기억이 필요해. 56쪽
// 감정은 마음의 현재이다. 현재를 곱씹으면 종종 바다 냄새가 났다. 205쪽
한동안 '장소'와 관련된 소설들을 찾아 읽었던 적이 있다. 외국 소설에서도 국내 소설에서도… 요즘도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책들이기도 하다. 그 특정 장소에서 수많은 사연들이 펼쳐져 흥미진진한 생동감이 매력인 책들이다.
'0의 자리’도 플라워 약국에서 이름처럼 다채로울 수 있었으나 일부러 수묵 담채화 정도로 담백하게 서사를 이끌어 간 듯하다. 전에 읽은 그 소설들이 이미 '1'이 된 자들의 장소라면 유령의 신분으로 일하는 그곳은 '0'의 자리… 미완이기에...
종국에는 평범하고 평안했지만 성장없는 그 자리를 떠나 다시 직장을 얻고 지난 20대에 누리던 소소한 문화 생활도 시작하게 되는 성장기를 볼 수 있어 함께 한걸음 내딛은 것 같아 홀가분하게 책을 덮을 수 있었다.
책을 덮고 내 주위를 둘러본다. 소리내어 응원해 줄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마음과 애정을 듬뿍 담아 응원의 말을 전해야겠다. 다른 숫자에 기대는 영처럼 외롭고 지친 그들에게 잠시 어깨가 되어 주고싶다.
*** 이 서평은 하니포터 3기 활동의 일환으로 한겨례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