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술취한 사랑
페베 지음 / 문릿노블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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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중독자라 불리는 재상 아리스테스와 비서로 일하는 마리타.

허리를 다쳐 좋아하는 와인 축제에 참석할 수 없게 된 국왕이 콕 집어 재상에게 축제에 가서 진상품인 포도주를 가져오라고 명령하는 바람에 마리타도 함께 발로르로 향합니다.

유치한 국왕의 명령을 순순히 따를 생각이 없었던 아리스테스는 진상품인 포도주를 함께 다 마셔서 없애버리자며 마리타를 부추기고... 그렇게 둘은 술에 취하게 됩니다.

함께 술을 마시다 보니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서 둘은 그대로 격정적인 밤을 보내는데요.

원래 자유분방한 연애주의자인 마리타는 한번 잤다고 해서 그와의 관계가 달라지길 원하지 않았고, 아리스테스도 딱히 어떤 언급이 없었기 때문에 그 날을 계기로 둘이 사귄다거나 하지는 않아요.

결정적으로 포도주 사건으로 인해 화난 국왕이 하수도 사업을 조사하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일 폭탄이 터져 따로 만나 이야기할 시간이 없어져 버리죠.

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욕망은 죽지 않는 법, 욕망에 충실한 두 사람은 바쁜 와중에도 동하는 마음을 누르지 못해 충동적으로 관계를 맺고, 관계가 끝나면 아무렇지도 않게 일을 하는 기묘한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는데요.

너를 향한 마음이 뭔지 모르겠어. 하지만 속궁합은 좋으니까 괜찮겠지 뭐.’ 하는 쿨한 태도를 보이는 두 사람이 솔직히 제 취향이 아니라서 몰입하기 힘들었어요.

 

국왕이 떠넘긴 하수도 사업 조사를 마무리하며 재상을 그만두겠다는 아리스테스가 마리타에게 자신의 영지로 함께 가지 않겠냐는 제안을 하며 두 사람은 연인이 되기로 하지만, 여전히 서로 상대를 향한 마음은 잘 모르겠다고 해서 답답했어요.

말로는 사귀면서 알아가고 싶다는데 둘 다 서로에 대한 애정보다는 몸의 궁합이 잘 맞으니 계속 만나고 싶은 것에 가까워 보여서 공감하기 어려웠습니다.

 

소설의 반이 씬일 정도로 씬은 자주, 많이 나오는데 감정선은 전무.

씬 외의 이야기는 둘이 일하는 거, 국왕이 맡긴 하수도 사업 관련 사건 처리하는 거 이 두 가지입니다.

하라는 일은 안하고 연애만 하는 것도 별로지만 일 외에는 관계만 갖고 관계 끝나면 바로 쿨하게 업무 들어가는 것도 제 취향은 아니라서 공과 사 구분 확실한 그들의 쿨한 만남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어요.

씬 위주로 흘러가는 이야기라도 둘 사이에 애정이 느껴지면 괜찮은데 저한테는 둘 사이에 애정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아서 이어지는 씬이 지루하기만 했네요.

 

연인이 되면서 끝나기는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라 두 사람이 본격적으로 사랑을 알아가는 시작으로 보여서 끝이지만 끝처럼 느껴지지 않는 결말이 애매하게 느껴졌어요.

가벼운 마음으로 보면 나름 괜찮은데 두 사람 사이의 애정을 중요시 하는 저에게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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