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습이 맞닥뜨린, 어둡고 어두울 정도로 어두운 밤은 아니었지만 중학교 2학년 시절 나도 어둡고 어두운 어둠을 본 적이 있었다. 그 어둠을 보지 못했더라면 나는 아주 하찮은 조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어둠을 똑바로 바라보지 않으면 그 어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제 몸으로 어둠을 지나오지 않으면 그 어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어둡고 어두울 정도로 가장 깊은 어둠을 겪지 않으면 그 어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그건 중학교 2학년생에게는 너무 가혹한 수업이었지만, 또 내 평생 잊히지 않는 수업이기도 했다. <청춘의 문장들>의 일부분입니다. 어둠을 똑바로 바라보지 않으면 벗어날 수 없다는 말. 힘든 일이 생기면 그걸 똑바로 바라보고 이겨낼 방법을 찾기 보다는 외면하고 회피하는 현 시대에 김연수 작가님의 저 말은 많은 것을 일깨워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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