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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갈증 ㅣ 트리플 13
최미래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6월
평점 :
녹색갈증을 읽기 전 한번 놀라고 책을 받은 후 반가웠다.
그래서 잠시 두손으로 꼭 쥐어 보며 어릴때 삼중당에서 출간했던 손안에
들어와서 매일 읽던 비슷한 두께와 크기가 모처럼 반가워서 였다.
녹색갈증이란 단어를 몰라서 , 내가 이렇게 무지하게 모르던 단어가
있었던가 놀랐었다. 우리의 유전자 속에 녹색갈증이 각인되어 있고
넓고 메마르지 않아 식물이 많고 어느정도 질서가 잡혀 있으면서도 기하학적 대칭을 이루지 않는 아프리카 사바나 같은 환경을 선호한다는 동아사이언스의 자세한 해설이 부끄러울 정도로 제목을 오해했었다.
표지를 보며 헐 벗은 산과 숲이 대조적으로 보이는 것은 작가가 표현하고자하는 마음과 닮아있지 않나 먼저 짚어보게 된다.
무미건조하고 바삭 소리를 내며 부서질것 같은 낙엽같은 존재라 느껴지는 시간을 보내면서 저자는 왼쪽 어깨에 도깨비를 얹어 놓고도 산다.
때로는 속삭이고 때로는 대답도 하지 않는 도깨비지만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무의식적인 감정은 상대방과 어떤 생명체건, 자연이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갈증을 그대로 보여준다. 다만 집착하지 않는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스스로의 삶을 받아들이면서 살아가고 있다.
글을 쓰기 적당할것 같아 모텔의 데스크에서 일을 하며 지내는
주인공은 여기서 오랫만에 명을 만난다. 그녀와 잠시동안 인연을 맺는
생명체 중의 한 사람으로 치킨 배달을 하고 있다. 오토바이도 못타면서
믿기지 않았으나 빨간색의 헬맷이 잘 어울려서 보기 좋았다고
말한다.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가족에 대한 사랑보다는 혐오에 가까운
감정도 결국은 가족간의 사랑임을 깨 닫게 만든다.
산이 좋아 올랐지만 산이 내게 온전히 자신을 내놓지 않았듯이,
윤조가 메아리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알려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며 내일은 윤조에게 갈것이다.
할머니의 보석함을 열면 그안에 다른 보석함이 있고 또 다른 보석함이 그안에 있고..끝도 없는 생각들이 꼬리를 무는 이야기 속에서 헤매이다 그 끝을 선택할 수 없다는 저자의 말이 문득 돋보인다.
출판사의 협찬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쓴 후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