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한 과부들을 위한 발칙한 야설 클럽

정숙한 과부들을 위한 발칙한 야설 클럽
발리 카우르 자스월 지음, 작은미미 외 옮김 / 들녘 / 2022년 6월

사람이 드나드는 곳에 근무하는 환경이라 <정숙한 과부들을 위한 발칙한 야설 클럽>을 책상에 올려두기가 민망한 제목이라 생각을 했지만 막상 책을 펼치니 어설픈 상상을 했다는 것이 우스워 저자에게 잠시나마 미안한 마음을 가진 사실이 있다.

여기 나오는 배경은 런던이지만 등장인물들이  인도인이면서 영국인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 책은 정숙한 과부들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발칙한 야설의 단어를 쓰면서도  그들만의 절제된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주인공 니키의 언니 만디의 중매결혼을 위해 사우스홀의 게시판에 신랑을 구하는 메모를 붙이러 가는 것에서 내용은 시작된다. 거기서 우연히 일자리를 얻게 된다. 글쓰기 강좌, 거기  모인 사람들은 글쓰기 보다 넘쳐나는 시간을 주체 못 해 시간 때우기 용으로 강좌를 들으러 온 과부들로 글쓰기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 과부들은 글을 읽거나 쓰지 못하는 문맹들임에도 글을 배우는 것보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야설들로 은밀하게 강좌가 소문나면서 수강생들이 많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억압 당하고 순종하며 살아야 하는 인도 여성의 규율은 타국에 와서도 전혀 고쳐지지 않고 이성과의 교제를 금기시키고 집안에서 정해준 남자와 결혼을 해야 하며  이를 어길 시 남자 형제로부터 폭행과 죽음을 당해도 명예살인이라는 것으로 정당화하는 이 시대에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일들이 서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영국에서 그녀들은 자유를 배우고 민주주의를 알아가면서 인도의 여성들을 향한 관습이 얼마나 부당한 것인지를 느끼며 내놓고 하소연 할 곳을 찾지 못하던 것을 주인공 니키를 통해 입에 담기 힘든 야한 이야기를 하고 금기시 되던 섹스에 대해 유쾌하게 말하고 있지만 인도의 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자들의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책의 제목만 봤을때는 정숙한 과부들이 어떻게 야설을 할까 이런 호기심이었지만 니키가 글쓰기 수업을 맡게 되면서 방향이 야한글 쪽으로 전환되어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보수적인 사회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고 싶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인것 같다. 그 대상들이 과부라는 것이고 그녀들은 상상과 경험으로 다양한 내용들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영국에서 거주하는 인도인들의 사회문제까지 거론되며 주인공니키 역시 부모님 세대처럼 사는 것을 거부하면서 지금 과는 다른 삶을 살고자 노력한다.

왜 언니는 왜 중매결혼을 하려할까 라는 내용에 잠시 멈칫했었다
연애를 꼭 하란 법은 없잖아, 중매결혼을 하면 안돼? 부모님이 정해주면
더 안전하지 않아?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일부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자유 의사에 맡겨야 겠지만 결론은 여성들에게 주어진 암묵적 시선,
그녀들이 말하는 이야기를 통해 그들은 연대하고 니키는 성장하며 하나씩 바뀌어 가면서 그 사회는 달라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나머지 상상은 독자들에게 맡긴다.
이 글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