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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너에게 자유를 주고싶다 - 딸에게 주는 사랑, 자유, 그리고 명상 이야기
홍신자 지음 / 안그라픽스 / 1998년 10월
평점 :
품절
<세상의 모든 딸에게 주는 지혜>
만 스물 일곱의 늦은 나이에 '춤추기'를 선택했고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찾기 위해 인도에 가서 고행하기도 했던 홍신자. 그녀는 이제 돌아와 죽산에서 둥지를 틀었다.
이 책은 딸과 같이 생활하지 못한데 대한 부채감 같은 것, 어쩌면 어머니로서의 너무나 당연한 노릇을 못한데 대한 아쉬움으로 딸에게 주는 선물이다. 그리고 스스로도 그렇게 말하지만 자기 딸인 '희' 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딸, 그리고 딸을 사랑하는 모든 부모들에게 주는 지혜의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요즘 부모와 자녀의 세대간의 차이가 너무 커서 대화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왕왕 있다. 작가와 그녀의 딸 '희' 의 관계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작가는 마음을 활짝 열어놓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삶의 지혜를 자연스럽게 주려고 한다. 이러한 자세에서 결국 세상의 모든 부모 마음은 다 같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자유에 대해,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여러 문제를 자연의 예를 통해 알기 쉽게 이야기 해준다. 그리고 그 밑바닥에는 따뜻한 사랑이 흐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 예를 보면, 삶의 지혜를 아궁이에 불때기를 통해 보여주는데, '아궁이에 불을 땔 때도 중용의 이치가 적용된다. 먼저 아궁이 바닥에 마른 낙엽을 깔아놓고 그 위에 잔가지를 얹어 불을 붙인다. 불이 붙으면 작은 땔감들을 공기가 통하게 적당히 띄워 얼기설기 쌓는다. 차츰 불꽃의 강도가 세어지면 다시 땔감 하나를 그 위에 얹는다. 이 때는 땔감이 좀 굵어도 상관없다. 그리고 불꽃이 활활 타오르더라도 항상 중용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살아간다는 것도 불때기와 같은 것임을, 마치 눈으로 들여다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들려준다.
그리고 그녀는 자유가 때로는 선택이라고 하면서, 우리 삶의 많은 선택의 순간, 그런 선택이 솔직했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것, 그것이 자유로움이라고 한다. 솔직한 자유에는 어떤 두려움도 없는 것이며, 자유란 숨길 수도 감출 수도 없는 것이라 말한다. 습관처럼 먹고 자고 하는 일상 속에서도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고, 발견이란 자연스러움의 시작이라고 한다. 세상의 모든 진리가 일상 속에 존재하고 있음을 나지막하지만 분명하게 이야기 해준다.
자유란 이론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실천 속에 있음을 그녀는 보여주는데, 죽산에서의 소박한 삶이 그렇다. 그러한 삶은 자연 그 자체이며, 그래서 자연을 떠나 탁한 공기를 마시며 복잡한 도시에서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그녀의 실천적이고 자유로운 삶이 한 순간이나마 청정수 같은 활력을 주는 것 같다. 그리고 그녀의 말처럼 '아팠던 기억들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세상을 향해 마음껏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세상의 모든 딸들이 얻기를 바란다.
춤꾼인 그녀는 자유의 체험을 이렇게 말한다. '...이제 관객도 자아도 의식하지 않고 오직 순수한 에너지의 흐름만이 몸에 실려 영원의 율동으로 남게 하는 것. 무아(無我)의 상태.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자유의 상태로 가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무엇을 증명하고 보여 주겠다는 의지는 오히려 춤을 사라지게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러한 자유에 대한 정의는 모든 이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