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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초보자 ㅣ 미스터리 야! 6
가이도 다케루 지음, 지세현 옮김 / 들녘 / 2010년 2월
평점 :
알라딘의 미스터리 야! 시리즈 중의 한 권인데.. 사실 좀 잘못 선정한 것이 아닌가 싶다. 가이도 다케루(저자)는 4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을 수상한 미스터리 소설 '바리스타 수술 팀의 영광'의 작가이기는 하지만, 이 의학의 초보자가 미스터리는 아닌 것 같기 때문이다.
미스터리 소설이 아니라.. 성장 소설로서는 그런대로 괜찮은 맛을 가지고 있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쓴 책이라 그런지 읽기 부담스럽지 않고, 아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간간히 나오는 분자생물학적이거나 의학적인 내용들에 대해서는 기본 지식이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사실 그에 관해 자세히 알지 못해도 소설의 내용을 진행시키는 데는 큰 문제는 없다.
주인공인 중학생 소네자키는 어찌어찌 하다보니.. 후지타 교수에게 휘말려.. 또는 방관자 적인 자세로 큰 실수를 하게 되었지만.. 고민과 걱정을 거쳐 어찌어찌 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사건의 긴장을 풀어가는 내용이다.
쌩뚱한 소릴 수 있지만, 소설속의 후지타 교수를 보며 한 사람이 떠올랐다. 서른하나. 이제까지 살면서.. 별로 정말 정말 나쁜 사람이다 싶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1년 반 전 그 사람을 만나기 전 까지는. 나와 안맞고 조금 서투르고 좀 모나고 그런사람들은 있었지만, 사람이 어째 저럴 수 있을까 싶은 소설속의 후지타 교수같은 사람, 그런사람은 정말 소설 속에나 있을 줄 알았는데.. 실제로도 그런사람이 있긴 있더라. 후지타 교수에게 이리 저리 놀아나는 소설속의 소네자키를 보며.. 흡사 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나는 소네자키처럼 용감하지 못했다. 방관자적인 자세로 문제를 보다가는.. 등을 돌리고는 도망쳐 버렸다. 중요한 일이야 어떻게 되거나 말거나... 그 동안 시달리고 힘든게 너무 싫어서.. 이런저런 이유를 핑계로 그냥 뒤돌아서 버렸다. 난 져버린 것이다.
후회가 되나?? 사실 잘 모르겠다. 안일한 나로서는 지금 당장에 내 뱃속이 편하니까 별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정답은 모르겠다. 머릿속에 이런 저런 생각이 떠오르긴 하는데.. 글로 써 내려가지지는 않는다. 권위에의 도전, 세상에 맞설 용기. 아직 난 멀었나 보다.. 중학생 소네자키 보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