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금살금, 까치발

살금살금, 까치발… ㅣ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54
크리스틴 슈나이더 지음, 에르베 삐넬 그림, 이성엽 옮김 / 지양어린이 / 2018년 8월

[서평] 살금살금, 까치발

  꿈과 현실이 뒤섞인 환상적인 하룻밤 이야기. 주인공 남매 클레르와 루이는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서 하룻밤을 자게 된다. 그런데 클레르가 배가 고프다고 하자 루이가 부엌으로 가자고 한다. 불도 켜지 않고 까치발로 살금살금 어둠 속을 뚫고 가는데 캄캄한 복도가 무섭기만 하다. 그러다 조각상을 엎게 되고, 할머니가 복도로 나오게 되는데 조각상 뒤에 숨은 아이들을 보지 못하고 앵무새 짓이라고 생각한다. 할머닉 사라지자 계단을 내려 오는데 또 소리를 내게 되어 이번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모두 나온다. 하지만 이번에도 아이들을 보지 못하고 코끼리 탓이라고 한다. 

이렇게 재밌는 점은 숨바꼭질 같은 그림이다. 루이의 잠옷음 벽지와 비슷해서 숨어 있고, 클레르는 꽃병과 같은 옷을 입고 있다. 아이들의 귀여운 점은 자신의 눈만 가리면 다른 사람의 눈에도 보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비슷한 의상 보호색과 밤눈 어두운 조부모님 덕분에 들키진 않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짓게 한다. 그냥 그림을 단순히 그림이 아니라 스토리가 있어서 보는 내내 즐겁다. 마당으로 나간 아이들은 보아 뱀의 활약으로 무사히 방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과연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들키지 않을 수 있을까?

  한밤 중의 모험. 이는 사실 아이들의 꿈은 아니었을까. 무서운 밤의 이미지를 현실과 꿈 사이에 아이들만의 깜찍한 상상력이 재미있다. 아이들이 본다면 공감하며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