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는 번갈아가며 등장하는 1인칭 서술자의 내면심리와 함께 바로 그 순간의 시야를 포착하듯 서술해 작가의 의도를 읽기보다는 작중 세계에 몰입하기 편안하다. 10대 인물과 청소년 독자의 세계를 반영하듯, 어려운 어휘를 쓰지도 문장 호흡이 길지도 않아 술술 읽힌다. 가볍다는 게 명랑 소설이란 얘기는 아니다. 인물들이 저마다의 상처를 가졌더라도 불행과 슬픔에 매몰되지 않았을 뿐이다.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처럼, 친구 집에서 끓여 먹는 라면에 즐거워하고 조금 특별한 인연에 설렐 줄 안다는 소리다.한편 청소년 미혼모나 부모를 주인공으로 삼은 소설은 꽤 읽어 본 것 같은데,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그런 미혼모의 딸이다. 이 설정이 주인공을 마냥 불행하게 하는 요소로만 작용하지도 않으면서, 어려움을 극복한 모성에 맹목적으로 기대지도 않는다. 조손가정, 소년가장 등 동정어린 시선으로 소모되곤 하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 관계가 등장한다. 탈"정상가족"이 화두로 떠오른 시대인데, 이 이야기가 어떤 관점으로 어떤 삶을 묘사할지도 궁금해진다.*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티저북을 감상하고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