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그치면 책 읽는 우리 집 15
사카이 고마코 글.그림,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아이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꼬마 토끼가 창문으로 눈 오는 바깥 풍경을 보고 있다. 옆에 놓여 있는 장난감이 무색하게 아이는 하얀 눈송이들이 춤을 추며 내려오는 모습에 푹 빠져 있다. 키가 닿지 않아 의자 위에 올라가 창틀에 두 팔을 걸친 채 무릎을 대고 앉아 있는 모습이 귀여우면서,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하다. 저맘때 아이라면 추운 줄도 모르고 당장 눈밭으로 달려 나가고 싶을 테니 말이다. 


나 또한 그랬었다. 실컷 눈을 맞고 싶은 어린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들려온 건 옷이 젖는다는 어머니의 단호한 한마디였다. 어찌나 야속하던지. 하지만 두 아이를 둔 엄마가 되어 보니 단순히 옷이 젖는 문제가 아니라는 걸 헤아리게 되었다.그렇다고 매번 아이 입장에 설 수는 없는 노릇이고 적절히 타협점을 찾으려 애를 썼던 일들이 무수하다.


사카이 고마코의 '눈이 그치면'은  눈 오는 날의 내 어린 시절을 시작으로 엄마로서의 나 또한 새삼 돌아보게 해 주는 그림책이다.. 사실 내용은 아직 읽지 않았다. 앞으로도 읽지 않을 것 같다. 굳이 말이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글이 아이와 엄마 사이의 오롯한 시간을 방해할 것 같은 예감이 들면서 그림만 조심스럽게 보게 된다.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무언가가 그림 속에 들어 있기라도 한 건가. 굳이 끄집어 내자면 아마도 '유년'이라고 말하고 싶다. 세월이 흘러 희미해지고 낯설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유년은 누구에게나 빛나는, 빛나야 하는 시절이라고 소감에 보태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