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책 어디에 밑줄을 긋는가 - 고수들의 미니멀 독서법
도이 에이지 지음, 이자영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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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는 이들의 목적은 각양각색이다. 누군가는 지식을 넓히기 위해, 누군가는 심리적 치유를 위해, 또 누군가는 자신의 일에 도움을 받기위해 책을 읽는다. 그 어떤 목적으로 책을 읽던 간에 읽다보면 마음을 울리는 문장을 만나게 되고 그럴때 우린 밑줄을 긋게 된다.그리고 그 밑줄은 어떤이에게는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이 되거나 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 책은 여러 종류의 책중에서 경제경영서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사업을 구상하고 있거나, 마켓팅에 근무하고 계신 분들이 읽는다면 당장 도움이 될 만한 굉장히 현실적인 책이다.

책속에서 저자는  경제경영서를 읽는 분들을 위한 독서법에 촛점을 맞추며 얘기하고 있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야 하는지, 투자하는 책읽기 자세, 다독에 대한 강박의 함정, 여가로서의 독서가 아닌 노력의 과정으로서의 독서등 일반적인 독서와는 차별되는 경제경영서 독서법을 자세히 서술한다. 특히나 바쁜 이들을 위해 틈날때 서점에 잠시 들렀을때 읽을 책을 고르는 11가지 방법등은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을 줄만하다.

 


후반부는 이런 경제경영서를 읽을땐 어떤점에 주의를 기울여 읽어야 하는지 설명한다. '왜','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지며 읽음으로서 결과 보다는 원인에서 그 해답을 찾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찾아내고, 그렇게 찾아낸 것들을 그저 머리속에 넣어두지 말고 반드시 현실에 접목해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저자 또한 가장 기본이 되는 '고전'을 읽음으로서 생각하는 힘을 키우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전문적인 서평가 답게 예리하게 현실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행복'따위로 장황한 사설을 늘어놓지 않고, 오직 '성공'만 바라보며 얘기한다. 이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통해 블루칼라의 서러움에서 느낀 현실적인 답안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당장 눈앞에 경영이라는 현실을 당면하고 있는 분들께는 그 어떤 사탕같은 위로보다 더 절실하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책 후미엔 경제경영서만 2만권 이상 읽은 저자가 뽑은 44권속 밑줄이 담겨있는데 이 또한 경제경영서의 도움을 얻고자 하는 분들에겐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세간에서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것을 자기 내부로 집어 넣는 것으로 그 사람은 가치가 있는 인간으로 성장한다.

44권중 <완전한 경영>속 밑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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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혀 -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권정현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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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이다.
혼불문학상은 다른 문학상과 달리 우리의 정서가 담긴 작품들을 선정하고 있다. 사실 최명희님의 <혼불>을 읽기 전엔 그 의미가 크게 와 닿지 않았었다.무형 문화재와도 같은 <혼불>을 읽어보니 혼불문학상에서 고집하는 우리것에 대한 의미가 강하게 와 닿게 되었고 그래서 혼불문학상에 대한 애착을 더 생기게 되었다.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은 일본이 패망하기 직전이다. 전쟁을 싫어하는 장교 모리는 하루빨리 이 전쟁이 끝나기만을 바란다. 그의 관심은 좋은 부처님을 모신 절을 세우는 것과 식도락이다.어느날 황궁 주변을 얼씬거리는 첸이 잡혀오고 스스로 광동요리사라고 말하는 그에게 모리는 단 1분동안 불을 쓰지 않고 요리를 하는 미션을 주며 성공하지 못할경우 처형하라고 명한다. 하지만 첸은 송이버섯으로 모리의 입맛을 사로잡아 궁에 머물며 장교들을 위한 요리사가 된다. 자경단원이었던 첸은 독을 받아 음식에 넣고 일본인들을 살해하라는 명을 받지만 성공하지 못하고,첸의 의도에 격분한 모리는 요리사에게 가장 중요한 혀를 자르라 명한뒤 계속 자신의 음식을 만들게 하는데...

 

 요리사 첸, 일본 장교 모리, 그리고 위안부 생활을 하다가 첸의 아내에서 모리의 정부가 된 길순, 그들 세나라의 세사람에겐 전쟁속에서도 결코 버릴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 내 요리를 진정으로 맛있게 먹어줄 그 누구, 내 입맛에 딱 맞는 음식을 해 줄 그 누구...칼을 통해 만들어진 요리는 칼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결코 혀를 이기지 못했다. 전쟁이 아무리 인간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해도 그 안의 본능까지는 지배할수 없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니 오래전 보았던 영화 <피아니스트>가 떠오른다. 음악으로 마음을 통했던 그 영화처럼 이 책은 맛을 통해 전쟁을 초월한 인간의 본성과 교감을 보여주며 감동으로 이끈다.


아주 독특한 설정이었다. 그런데 기왕이면 광동요리가 아닌, 우리의 음식을 통한 교감이었다면 더 와 닿고 혼불문학상 취지에도 더 걸맞는 좋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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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와 모네 - 인상주의의 거장들 아티스트 커플
김광우 지음 / 미술문화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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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아티스트 커플>이라는 시리즈로 동시대를 살아간 두 화가가 미술사에 미친 영향과 두 화가가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하는 프로젝트로 출판된 책이다.

학창시절 마네와 모네는 항상 헷갈리는 화가였다. 같은 인상파였고 동시대 인물이었기에 마네와 모네는 늘 동시에 언급되었고 시험때마다 늘 곤혹에 빠지게 했던 화가였다. 그런데 그건 우리만 그런건 아니었나보다. 마네 조차도 두사람의 이름이 비슷해서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거 같아 만남을 꺼렸다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둘의 인연은 이름 만큼이나 깊은 인연으로 맺어져 있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해군이 되고 싶었지만, 계속되는 낙방으로 인해 결국 화가의 길을 택했지만 독선생을 두고 제대로 가르침을 받았던 마네, 반면 가난해서 제대로 된 미술교육조차 받지 못하고 화실도 못 구해 밖에서 그림을 그릴수 밖에 없었던 모네.
둘의 시작은 극명하게 갈렸지만, 둘은 기존의 미술사에 반기를 던지는 작품으로 국선에 계속 낙선하면서도  자신들의 화풍을 만들어 인상주의의 기둥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때론 서로의 그림을 비난하기도 하고, 때론 서로의 작품을 모방하기도 하면서 둘은 그들만의 인연을 이어나갔다. 그 인연은 화풍뿐만 아닌 개인적인 인연으로 이어져 모네가 가난을 면치 못할땐 마네는 아낌없이 돈을 건넸고, 자신에게 베푼 은혜와 마네의 그림을 인정한 모네는 마네가 죽은 후에 그의 그림이 미국으로 팔려나가지 못하도록 모금운동등 갖은 노력을 해서 박물관에 전시되도록 만들기도 했다.

 

 

 

 

 서로 경쟁하면서도 서로를 인정하고 미술사에 인상주의라는 큰 획을 그은 두 화가의 삶과 작품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 책은 한 화가의 삶을 오롯이 들여다보는 전기같은 방식이 아닌, 두 화가의 삶을 통해 어떤식으로 두사람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나아가 전체적인 인상주의의 흐름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알수 있게 하는 좋은 기획의 책이었다.
모네를 좋아해서 여러개의 십자수작품을 했던 내게는 엄청난 분량의 작품들과 평소 접하지 못했던 숨겨져있던 모네의 작품들까지 원화색 그대로 만날수 있어 정말 최고의 책이 되었던거 같다.

이 아티스트 커플 시리즈는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칸딘스키와 클레>, 고독한 영혼의 화가들 <고흐와 고갱>, 표현주의 대가들<뭉크, 쉴레, 클림트>, 르네상스의 천재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등이 이미 출판되어있다. 이중 <칸딘스키와 클레>, <고흐와 고갱>은 꼭 읽어보고 싶다. 좋은 취지에 걸맞는 정말 최고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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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 - 학력도 스펙도 나이도 필요없는 신왕국의 코어소리영어
신왕국 지음 / 다산4.0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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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사교육의 화두는 단연 영어다. 우리말을 제대로 하지도 못하는 아기를 시작으로, 학생, 직장인 할거 없이 영어학원을 다니는 현실이다.하지만 엄청난 돈을 사교육 시장에 쏟아부어도 외국인만 보면 목소리는 작아져만 가고 짧은 대화도 연결하기 힘들다. 도대체 우리의 영어교육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이 물음에 이 책은 통쾌한 답변을 건넨다. 혼자서 이룩해낸 입지전적인 그의 영어공부 결과는 우리나라 영어교육을 기초부터 통째로 흔들고 부정하고 있었다.

전학을 자주했던 어린 시절, 저자는 따돌림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고  프로복싱자격증을 땄지만, 그로 인해 일진과 싸움이 붙어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만다. 본래 공부에 관심도 없었지만, 부모님께 죄송해서 시작한 공부는 기초조차 없어 계속해서 시행착오만 거칠 뿐이었다. 그러다 찾아낸 방법이 '영화 통째로 씹어먹는'것이었다. 욕설이 없고 비교적 또박또박한 언어로 대화하고 또 비교적 쉬운 단어로 구성된 애니메이션영화<라푼젤>을 씹어 먹으면서 즐겁게 공부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해나갔다. 이어 <슈퍼베드>, <미운 오리 새끼와 랫소의 모험>의 세편의 애니메이션과 <타이타닉>을 거쳐 CNN방송에 이르기까지 불과 1년이란 기간에 영어에 완전히 귀가 트이고 말문이 트이게 된다.
그리고 영어에 자신이 붙은 그는 고등학교 중퇴라는 현실을 넘어서 UCLA대학에 입학함으로서 꿈을 현실로 만들게 된다.


 정말 영화같은 이야기가 아닐수 없다. 하지만 영화 한편에 들어있는 1000여개의 문장을 모두 입에서 술술 나오도록 꼭꼭 씹어먹기는 쉬운 일이 아닐것이다.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음은 말 할것도 없다. 저자는 책속에 자신이 했던 방법을 아주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그리고 왜 영화 씹어먹기방식이 기존 방식보다 훨씬 효과적인지 또한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자신있게 권하는 저자의 힘찬 권유에 이 방법이라면 나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의욕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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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독서 - 책은 왜 읽어야 하는가
서민 지음 / 을유문화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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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에 푹 빠진지 5년차. 일년에 책 한권 읽지 않던 나는, 지금은 일년에 150여권의 책을 꾸준히 읽으며 독서의 세계에 푹 빠져있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멋진 세계를 왜 수십년간 외면하고 살았을까?', '그동안 책을 읽었다면 내 인생이 지금쯤 얼마나 달라졌을까?'란 생각을 수백번도 더 한거 같다. 생각의 확장을 가져다주고, 마음의 위로를 주며 책은 이제 내 삶의 일부가 아닌, 전부가 되어버린 느낌이다.그래도 가끔은 독서에도 권태기란게 찾아오곤 한다. 그럴때마다 읽는 독서에세이는 기력을 잃었을때 맞는 영양제주사처럼 다시금 독서에 대한 의욕을 불러 일으킨다.
이 책은 기생충박사로 널리 알려져있고, 독서를 많이 하시는 것으로 알려진 서민교수님의 독서예찬론이다.평소 느끼는 서민교수님 모습 그대로의 즐겁고 유익한 책이었다.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책 안 읽는 우리 현실을 들여다본다. 오독과 난독이 넘쳐나는 인터넷세상, 갑질세상을 바꾸지 못하는 현실과 독서를 하지 않는 정치인과 대통령으로 인해 우리 정치가 얼마나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지 꼬집는다.
2부에서는 책을 읽은 후 변화하는 다양한 예시를 통해 책이 얼마나 삶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각해보고, 책을 읽고 자신의 꿈을 찾고 실현한 이들의 사례를 통해 책읽기의 힘을 다시금 강조한다.
3부에서는 이렇게 훌륭한 책을 도대체 어떻게 읽을것인가 같이 고민해본다. 그 또한 고전의 위대함을 강조한다. 고전은 오랜 시간 검증을 거쳐 살아남은 책으로 반드시 그만한 힘이 있으며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려주고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고전입문서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꼭 고전을 읽으라고 말한다. 더불어 고전읽기에 도움을 줄수 있는 몇권의 고전입문서를 제시해준다.

 

 저자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위험한 비너스'에서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성'까지 폭넓고 다양한 책을 등장시켜 설득력있게 호소한다.
책 안 읽는 우리사회의 현실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문제의식을 갖게 함으로써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느끼게 하고, 독서의 중요성과 방법까지 같이 이야기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직도 독서의 어마어마한 세계에 발을 들여놓지 못한 분이 계시다면, 가볍고 즐겁게 읽을수 있는 이 책을 먼저 접해보시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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