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회사에서는 이상한 사람이 승진할까? - 험난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걸림돌을 비켜가는 48가지 비법
제프리 제임스 지음, 문수민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이상한 사람'이 승진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듯한 제목에 이끌려 책을 집었다.

어떤 이상한 사람을 말하는 걸까? 사차원? 밉상? 날라리? 정보통? 깐깐이? 푼수?

회사에서 있을 수 있는 이상한 사람이란 이상한 사람은 다 상상했었다.

뭔가 평범하지는 않는 사람들이 확실히 회사에서 튀어 보이고 승진도 빨리 한다고 들었었기 때문이다.

 

그런 기대를 갖고 봤는데 이 책은 내가 상상했던 내용은 아니었다.

제목보다는 제목 밑에 쓰여져있는 '험난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걸림돌을 비켜가는 48가지 비법'이라는 문구가 더 어울리는 책이다.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들이 어떻게 하면 회사생활을 스트레스 받지 않고 원만하게 지낼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상사의 유형을 파악해서 상사를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 동료에게 인정받아 유능한 사원이 되는 방법, 부하직원을 제대로 관리하는 방법 등등 알아두면 유익한 내용이 들어있다.

 

근데 가끔 '이게 무슨 처세술이야;;' 하는 부분도 있다.

가령 불평분자를 고쳐 놓는 비법에서 상대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상대가 내 조언을 원하는지 확인한 후에 성심성의껏 조언하라는 부분이 그렇다.

채용 기업에 연줄이 있거나 인사권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않는 한 합격할 가능성은 없다며 면접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드는 비법으로 가능하다면 채용 기업에 다니고 있는 직원의 추천을 받으라고 한다.

내부 비리를 안전하게 폭로하는 비법으로 비리에 대한 증거 자료를 비밀리에 수집한 후 자료를 유출시키기 전에 회사를 뜨라는 방법을 알려줬다.

 

사실 실제 사례를 들어가며 얘기를 풀어나갔다면 더 재미있었을텐데 너무 분석적이라서 조금 딱딱한 느낌이 들었다.

비록 중간중간 말문이 막히는 조언을 해줘서 좀 당황스러운 부분이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한번 봐두기에 나쁘지 않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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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어우동, 사랑으로 죽다 : 김별아 장편소설 김별아 조선 여인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20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쌉싸름한 여운이 길게 남는 소설이다.

 

어우동이 정말 시대를 잘못알고 태어난 안타까운 사람이다.

2014년의 대한민국에서 살았다면 모르긴 몰라도 크게 될 여인이었을텐데 참 아쉽다.

단지 미모가 출중하고 방중술이 뛰어난걸로 한양바닥의 높으신 분들을 모두 사로잡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한눈에 사람을 파악하는 눈치코치와 센스있는 말주변, 출중한 기예가 있었기에 더 찬란하게 빛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남존여비사상이 만연한 조선에서 이런 사상을 가진 여인이 나올 수 있다는게 참 신기했다.

보통의 조선시대 여성들이었으면 남편에게 버림받은 그 때에 자결을 하거나 조용히 숨죽이고 살았을 텐데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한 자율적인 태도가 시대와 대비되어 더욱 도드라진다.

 

사실 중간중간 책을 보면서 어쩌면 이리도 음란할 수가 있는가 놀라기도 했다.

어쩌면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한 유일한 남자일 수도 있는 방산수 이난과의 잠자리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다른 남자를 원하는 모습에서 어우동이 말하는 사랑이 너무 육체에만 엮여있는 것 같아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을 원한다면서 감의형의 청혼에 토악질을 하는 모습에서 연민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어우동의 방식이 그녀가 바라는 최상의 사랑이 아니었을까.

 

어우동은 양반 천민을 가리지 않고 다가오는 남자를 자신만의 사랑으로 품는다.

어우동의 수많은 남자들 중에 가진게 많은 양반들이 거지신세를 면하기 힘든 천민들보다 더 불쌍하게 묘사된다.

남들이 볼 때는 걱정없이 사는 가진 자들이지만 속이 멀쩡한 사람이 드물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지키지 못할까봐 두려워하고

자신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들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그들보다 더 위로 올라가기 위한 탐욕을 스스로 끊임없이 불러 일으키면서 다른 한편으로 불안감에 짓눌려 사는 짠한 사람들이 나온다.

자신들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어우동을 마음껏 휘저으며 그래도 자신은 사내라고 스스로 위안하는 찌질한 인생들이다.

그 높고 높으신 분들이 천하디 천한 밑바닥 인생의 품에서 위로받는 다는 아이러니함이 어우동을 더 대단하게 보이게 한다.

 

분명 작가의 상상력으로 쓰여진 소설인데 정말 어우동의 생이 이랬으려나 하는 생각이 든다.

찰나의 쾌락에 목숨을 걸다니 허망하지 않냐는 정인의 말에 그 찰나가 자신에겐 영원이었다고 대답하는 어우동.

몸과 몸이 섞일 때에만 진정한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는 그녀의 마지막 말이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아련하게 울린다.

이 시대에 가서 소설 속의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다면 한번 묻고 싶다.

실속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당신들의 허울뿐인 법도를 지키는 다른 방도를 생각할 수는 없었느냐고.

좀 배운 분들이 생각해 냈다는게 겨우 가진 것이라고는 몸뚱이밖에 없는 그 가엾은 여자의 희생 뒤에 숨는 일 뿐이었냐고.

 

자신이 원한 삶을 살기에 다른 이의 시선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 그녀의 대범한 자신감에 감탄이 나온다.

세상이 허락한 만큼만 살기에 삶은 너무나 짧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준 그녀가 말한다.

좀 더 스스로를 드러내고 살아도 괜찮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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