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가면 봄이 오듯, 사랑은 또 온다 - 노희경이 전하는 사랑과 희망의 언어
노희경 지음, 배정애 사진.캘리그라피 / 북로그컴퍼니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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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프롤로그를 보고 나서 안건데 노희경작가가 20년동안 드라마를 써왔다고 한다.

이렇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천직으로 삼은 사람들을 보면 참 부럽다.

평생직장의 의미가 점차 희미해지고 있는 와중에 이렇게 평생 해도 질리지 않을 일을 찾기가 얼마나 힘든지 뼈저리게 느끼는 요즘, 책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앞으로도 계속 글을 써 나갈 작가님의 열정에 감탄했다.

푹 빠져서 쓴 작품들이라 그런지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반짝반짝 거린다.


[지랄... 외로워서 그랬다고?

나는 그럼...... 신나서,

신나서 너만 보고 살았냐?

말이 돼야 말을 하지, 내가.     p.122]


'유행가가 되리'라는 2부작 드라마에 나온 대사로 보이는데 맘에 콕 와닿았다.

장거리든 장기연애든 무슨 어떤 이유로든 곁에 있는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눈을 돌렸을 때 외롭다는 변명을 참 많이 듣는데 그럴 때 이보다 더 적절한 반응이 있을 수 있을까 싶다.


[당신이 잘해야만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신이 네네 해야만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끝내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p.241]


'굿바이 솔로'도 내가 보지 못했던 드라마다.

그렇지만 이 대사 하나만 봐도 알겠다 얼마나 따뜻한 힐링 드라마였는지.

내가 특별히 잘하지 않아도 날 좋아해주는 사람이 생긴다면 진짜 소중하게 대할 수 있는데 왜 안생길까..ㅠ


[어차피 비극이 판치는 세상,

어차피 아플 대로 아픈 인생, 구질스런 청춘......

그게 삶의 본질인 줄은 이미 다 아는데

드라마에서 그걸 애 굳이 표현하겠느냐,

희망이 아니면 그 어떤 것도 말할 가치가 없다.

드라마를 하는 사람이라면

세상이 말하는 모든 비극이

희망을 꿈꾸는 역설인 줄을 알아야 한다.       p.283]


내가 노희경작가의 드라마를 '그들이 사는 세상'에 나오는 이 대사를 들은 뒤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극본 노희경'이라는 말만 들으면 무조건 챙겨본다.

이런 마음으로 글을 쓰는 작가의 드라마가 별로일리가 절대 없을 테니까.

그리고 내가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를 정리해준 대사이기도 하다.

영화는 매번 행복한 결말로 끝나진 않는데 드라마는 대부분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찝찝함이 없다.

내가 드라마를 쓰게 된다면 저 대사를 가슴에 새기면서 쓸 것 같다.


비록 보지 못한 책, 드라마가 많이 있었지만 엑기스만 뽑아 놓은 이 명대사집은 내 마음에 쏙 든다.

사진이나 캘리그라피 없이 밋밋하게 대사만 적혀 있었어도 소장가치가 충분했을 책이다.

글이 좀 더 많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그게 좀 아쉽다.

노희경작가의 다음 작품은 어떨지 언제 나오는건지 참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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