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같이 드실래요? 1
박시인 글.그림 / 예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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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학교에서든 밖에서든 혼자 밥먹었던 적이 거의 없었다.

주변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할까를 걱정하기 보다는 혼자 앉아 밥먹을 때 느껴지는 쓸쓸함과 외로움이 싫었던거 같다.

언제부터였을까?

혼자 밥먹는게 아무렇지도 않아진, 아니 오히려 좀 편해지기 시작했던 때가.

쉬지않고 바쁘게 돌아가는 생활리듬에 온몸을 맡긴 채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누군가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식사하는 시간조차 사치로 여겨질 때가 있다.

밥이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집에 가서 발닦고 잠이나 자고 싶다는 생각이 매번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드니 말이다.

이런 생각을 나만 할까, 대한민국 직장인이면 대부분 다 비슷하지 않을까.

그래서 현대인들에게 '저녁 같이 드실래요?'라는 말은 참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고 본다.

단순히 밥을 같이 먹자는 것을 넘어서 그 밥을 먹는 시간을 너와 함께 공유하고 싶다는 소박한 고백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제목부터 달달함이 넘치는 이 웹툰은 나에게도 제발 이런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절로 드는 밝고 기분 좋은 책이다.

8년동안 사귄 남자친구와 막 헤어진 여주 도희와 앞으로 몇 년은 더 이여자 저여자한테 치일 팔자라는 말을 듣고 당분간 여자 사귈 생각이 없다고 선을 긋는 남주 해경이 만화책답게 우연히 밥을 함께 먹게 되면서 계속 밥친구로 만나며 썸 아닌 썸을 타는 내용이 그려진다.

밥을 먹으며 각자의 연애담을 이야기하는데 예뻤던 추억들을 풀어놓는 시간이 참 재밌어 보였다.

서로 완전 모르는 사람에다 만남을 그만두고 싶다면 언제든지 그만둬도 되니 부담감이 없어서 그런가 속 깊은 이야기도 서슴없이 내놓는걸 보며 나도 저런 밥친구 한명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피소드 중에 도희와 해경이 처음 만나서 밥을 먹고 있을 때 해경이 끊임없이 울리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전 여자친구의 전화인데 계속 씹어도 계속 전화를 한다고 이참에 차단을 해야겠다는 해경의 말에 도희가 화내며 한 말이 기억난다.

포기가 안 되니까 계속 전화하는거 아니나며 전화해도 안 받을 거 알면서 계속 전화하는 여자의 심정은 어떻겠냐고 그냥 받아주라고 얘기하는 장면이 얼마 전 내가 경험했던 일들과 오버랩되면서 심금을 울렸다.

 

해경이가 스치고 지나온 많은 여자들과의 경험담을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도희와 오랜 연인이었던 전 남친과의 경험담은 소소하고 따뜻한 추억들을 꺼내보는 느낌이라면 해경이의 연애경험담은 뭔가 스펙터클해서 재밌다.

 

이 웹툰은 총 3권의 책으로 나와있다고 한다.

막 1권을 봤는데 2, 3권을 안 볼 수가 없을 정도로 재밌고 행복한 기운이 가득 차 있다.

해경이는 또 어떤 연애들을 해온건지도 궁금하고 앞으로 해경이와 도희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그걸 어떻게 표현할지 너무너무 궁금하고 기대된다.

오랫만에 소장해도 좋을 만한 웹툰을 봐서 기분이 좋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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