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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이순원 지음 / 북극곰 / 2015년 6월
평점 :
10대나 20대 혹은 결혼 안한 30대의 첫사랑을 그린 작품은 영화나 책으로 많이 봐왔다.
근데 각자 가정이 있는 50대를 바라보는 중년들의 첫사랑을 얘기하는 책은 처음본다.
주인공 정수는 책을 내는 작가로 나온다.
어렸을 때 강릉 촌에서 함께 지내던 초등학교 동창들을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자현이라는 모두의 총애를 한 몸에 받던 마돈나의 얘기를 시작으로 분위기가 무르익던 동창회.
거기서 그때 당시 자현이를 좋아했던 친구 은봉의 이야기도 나오고
동창회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정수를 따로 만나 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꺼내는 미선이의 이야기도 나오고
은봉이의 짝사랑인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았던 자현이의 이야기도 나온다.
책을 보는 내내 궁금했다.
불혹의 나이를 넘어 첫사랑을 다시 만나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서로의 얼굴에 세월의 흔적이 새겨진걸 보는 기분은 어떨까?
아니 그렇게 멀리까지 갈 것도 없이 당장 지금 첫사랑을 만나게 되면 어떨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그때의 설렘은 없겠지만 다른 기분좋은 설레임이 있지 않을까?
만나게 된다면 나는 첫사랑과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까?
아마 미선이와 정수같이 도란도란 옛날 이야기와 지나온 세월 이야기를 털어놓게 되지 않을까 싶다.
둘이 만나는 장면은 가장 아련아련하고 찌잉 하게 마음에 와닿았던 부분이다.
그때 많이 고마웠고 너를 정말 좋아했었다고 말하는 미선이의 모습이 또 그 이야기를 듣고 나름대로 고마움과 미안함을 표현하는 정수의 모습이 그렇게 예뻐보일 수가 없었다.
내게도 이렇게 나중에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추억을 더듬어보게 만들기도 했고.
진짜 나이 먹어서 첫사랑을 만나게 된다면 딱 이 장면이 연출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섬세하고 따뜻한 모습이었다.
첫사랑이라는 단어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사람을 설레게 만드는 묘한 재주가 있는 것 같다.
우리 모두에게 첫사랑이 있고 또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는걸 생각하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나는 누구의 첫사랑이었을까?
다시 한번 첫사랑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하고 감탄하게 만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