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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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라는 일본 고전을 봤다.

이번에 본 <앵무새 죽이기>와 위 책의 공통점이 있다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이걸 끝까지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수백번 했다는 거다.

만약 독서토론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니었다면 진작에 덮어버렸을 책을 꿋꿋하게 참고 읽은 내 자신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고전이라고 불리는 책을 이제 막 두권 읽었을 뿐인데 내게 남은 인상이 너무 좋지 않다.

앞으로 더 읽어봐야 하겠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앵무새 죽이기>는 영화로도 나왔고 워낙에 유명한 책이라 예전부터 존재를 알고만 있었는데 읽어보진 않았었다.

이번에 열린책들에서 새로운 개정판이 나왔다는 홍보글을 보고 마침 토론해야 할 책인데 잘됬다 싶어 보게 되었다.

근데 중간부분까지 도무지 어떤 이야기인지 알 수가 없었다.

주인공 애들도 이상한게 집에서 안나오는 래들리 아저씨가 무섭다면서 대체 왜 자꾸 집앞에서 알짱거리는 건지,

옹이구멍에 물건들은 누가 가져다 놓는건지,

방학때마다 온다는 여주의 약혼자(?) 팀은 무슨 역할을 하는 건지,

중간중간 병들어 누워계신 할머니한테 책을 읽어주고 화재사고가 났었던 이야기도 나오는데 대체 이게 무슨 상관이 있는 내용들인건지 도무지 짐작가지 않았다.

내가 이해력이 딸리는건가 책 속에 담겨있는 작가의 심오한 의중을 읽어내지 못한 것 같다.

 

다만 단 한 장면, 주인공들의 아버지인 애티커스가 흑인인 톰 로빈슨을 변호하는 법정 씬은 기억에 남는다.

작가가 뭘 얘기하고 싶었는지 너무 명확하게 보였기 때문에 시원했다.

사실 동양사람들끼리는 인종차별이라는 단어가 마음으로 와닿지 않을 것이다.

서양에서 옛날에 인종차별이 정말 심했다는 소리는 들었었는데 책에서 보여진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피부 색이 다르다는 것 자체가 죄가 된다는 사상을 2015년에 살고있는 나는 이해할 수 없지만 옛날엔 그랬나보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지만 옛날보단 정도가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내가 흥미롭게 본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

그러면 지금 우리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사상이 100년 뒤에는 변할수도 있다는 말 아닌가.

가장 먼저 최근에 크게 이슈가 된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미국 대법원의 판결이 떠올랐다.

또 꾿꾿하게 과거일을 사과하지 않는 일본의 작태도 같이 연상됬다.

어쩌면 100년 뒤의 세상은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형태로 변해있을 것 같다.

 

작가는 애티커스의 변호를 통해 아닌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그가 흑인을 변호함으로써 마을사람들에게 받았던 경멸과 무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신껏 자신의 길을 나아간 그의 모습에서 정의로움의 정의가 보인다.

나는 과연 애티커스처럼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인가? 음...

 

'책을 읽을 때 단 한 문장이라도 마음에 들었다면 그 책은 이미 너에게 충분히 가치있는 책이다'라는 문장을 본 적이 있다.

이렇게 관용적인 마음을 가지고 본다면 이 <앵무새 죽이기>는 너무나도 훌륭한 책이지만... 솔직히 재미는 없었다.(법정씬 빼고)

내가 이 책을 다시 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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