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를 만드는 크리에이티브 - 진화를 꿈꾸는 대한민국 최고 크리에이터 4인방의 이야기 ㅣ CJ Creative Forum 2 2
나영석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몇 년 전만 해도 톱스타가 나오는 드라마는 시청률이 보장됬고 특정MC가 맡는 예능프로는 모두 성공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시청자들이 TV에 직접 얼굴을 비추는 스타들보다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PD와 작가가 누군지를 먼저 본다.

제아무리 톱스타가 나와도 콘텐츠 자체의 강점이 없으면 철저히 외면받는 더 극심한 콘텐츠 무한경쟁의 시대가 온 것이다.

이 책은 그 무한경쟁의 판에서 대놓고 이름값 좀 한다는 4명의 PD들이 모여 크리에이티브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요즘 분위기가 확실히 CJ E&M의 주가가 치솟을 수 밖에 없도록 만든다.

내 주변만 해도 "꽃보다 할배"를 안보는 사람이 없고 "미생"을 모르는 사람도 없다.

이 책을 통해상황을 이렇게 만든 그 장본인들의 허심탄회한 인생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광고, 마케팅, 미디어에서 말하는 "창의"라는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상천외한 발상이 아니라,

지극히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남들이 너무 쉽게 지나치는 그 무엇을 끄집어 내어 대중에게 새롭게 재확인시키는 일이라는 걸 네 명의 PD가 이구동성으로 강조한다.

PD라는 사람들은 사람 사는 걸 잘 관찰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왜 그래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예능프로를 단 하나도 보지 않았던 내가 나영석PD가 만드는 꽃보다 할배와 삼시세끼는 챙겨봤다.

나영석PD가 자신의 프로그램을 통해 세상에 던지는 그 따뜻한 메세지에 매료됬기 때문인 거 같다.

이렇게 그가 어떤 마음으로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보니 앞으로 그가 만들어 내는 예능프로는 다 찾아보게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다.

 

분명 의사들 중에서도 사람의 생명을 살린다는 사명감을 갖고 하루하루 전쟁을 치르듯이 사람을 구하는 일에 열과 성을 다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천직으로 삼고 매일매일 즐겁게 제자들과 소통하는 선생님들도 있을 테고,

오늘 하루도 대한민국을 위해 미약한 힘이나마 보탠다는 마음으로 주어진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공무원이 야근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자신의 직업에 신념을 갖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겠지만 유독 방송일을 하는 사람들이 더 일에 미쳐사는 것 처럼 보이고 더 일을 즐기면서 하는 것 처럼 보이는 이유가 뭘까?

대중들에게 가장 많이 노출되는 직업이라서 그런가 뭔가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보다 더 특별해 보일 때가 있다.

아무래도 그바닥이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게 아니라면 결코 오래 버틸 수 없는 환경이라 그래서 다들 조금씩 미쳐 있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 그 광기가 브라운관 밖의 시청자들에게 까지 전해져서 그런 거 같기도 하다.

 

김용범 M net CP의 말이 긴 여운을 남긴다.

일을 생계용으로만 생각한다면 퇴근 시간이 얼마나 기다려지겠나, 아침부터 하루 종일 층층시하에 스트레스 팍팍 받던 직장을 벗어나 진짜 '나'로 돌아갈 6시 이후가 얼마나 천금같겠냐고 말했다.

그런데 굳이 거창하게 직업적인 소명 의식을 들먹이지 않아도 퇴근 시간 이후의 삶이 내게 더 중요한 게 아니라 일 자체를 즐기다 보면 어떤 힘든 순간이 닥쳐도 지치지 않고 즐겁게 할 수 있다고 했다.

당장 내 주변에만 해도 일과 생활을 확실히 분리시켜 사는 사람과 일이 곧 삶의 활력소라 생각하며 사는 워커홀릭이 있다.

두가지 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뭐가 더 좋고 나쁘고를 가려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70살이 넘어서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다.

사는게 너무 풍족해서 돈을 벌어야 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수준이 아니라면 늙어서도 사람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 인생의 반 이상을 직장에서 보내게 될 텐데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시간을 보내는건 싫다.

죽지 못해 사는게 아니라 아쉬워서 도저히 죽을 수가 없는 삶을 살고 싶다.

그런 마음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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