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엮음.옮김 / 김영사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헤세가 살았던 그 시대에도 출판사에서 좋은 서평을 기대하며 책을 선물했나 보다.

100년 전 인물인 헤세나 2015년을 살고 있는 나나 하는 일이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아직 헤르만 헤세의 책을 한권도 보지 않았다.

괜히 어렵고 고차원적인 느낌이 있었는데 나랑 똑같이 헤세도 책을 읽고 느낀점을 썼다고 생각하니 친숙하게 느껴졌다.

이 책은 헤세가 책을 읽고 쓴 수많은 서평들 중에 가장 빼어난 글 73편을 담은 책이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고전읽기가 썩 재미있지만은 않다. 어쩔땐 좀 많이 지루하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나 <차라투스트라가 말했다>같은 책은 읽다 말다 읽다 말다 하다가 아직까지도 완독하지 못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사 놓기만 하고 손도 안댔다. 뭔 놈의 이름이 그렇게 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기 싫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앞으로도 계속 읽어나가게 될 이유가 있다.

얼마 전에 봤던 <호밀밭의 파수꾼>을 헤르만 헤세도 봤다고 한다.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읽으면 나도 세상에 나왔던 모든 유명한 경제학자들과 같은 책을 읽은게 된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으로 그 당시 아테네 사람들이 어떤 사고방식을 지녔었는지 그들의 생활을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다.

이게 좋다.

고전을 읽음으로써 살아서는 만날 수 없는 그들과 생각을 나눌 수 있다는게, 그렇게 얻는 그들과의 유대감이 좋다.

그래서 헤세의 생각이 가득 담긴 이 서평을 모아놓은 책이 선물처럼 느껴진다.

내가 읽었던 책이 세 권 밖에 없어서 더 많은 것을 공유할 수 없음이 아쉬웠는데 다른 책들도 정말 꼭 읽어보고 싶다.

 

<안데르센 동화집>을 다시 읽고 싶지 않았던 헤세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어렸을 때는 신데렐라나 인어공주나 푹 빠져서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커서 본 공주들의 이야기는 너무너무 유치했다.

동화를 읽고 감동을 느꼈던 그 때로 다시 돌아갈 수 없음에 씁쓸해했던 경험이 있다.

그래도 헤세는 다시 읽어도 재미있었나 보다.

<걸리버 여행기>가 이렇게 심오한 작품인줄은 몰랐다.

내 기억속에 단순하게 난쟁이 나라로 간 거인 걸리버로 남아있는데 생각해보니 어린이 동화용으로 읽고 말았었다.

이건 꼭 다시 완역본으로 읽고 싶다.

 

조금은 헤세와 친해진 이 느낌을 가지고 헤세의 작품을 읽으면 더 잘 몰입해서 읽을 수 있을까?

예전부터 <데미안>이랑 <수레바퀴 아래서>는 읽으려고 미리 사뒀었는데 이참에 데미안부터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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