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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플러스 원 - 가족이라는 기적
조조 모예스 지음, 오정아 옮김 / 살림 / 2014년 11월
평점 :
조조 모예스라는 작가가 얼마나 따뜻하고 밝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 잘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은 절망적이고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더 나아지기 위한 노력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 발버둥치는 매 순간순간의 삶이 기적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조금은 이상한(그래도 그 자체가 너무 멋진)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낮에는 가사 도우미로 밤에는 바텐더로 일하는 싱글맘 제스는 요즘 세상에 맞지 않게 정이 많은 여자로 나온다.
무능한 남편이 자신과 결혼하기 전에 만난 다른 여자와의 사이에서 생긴 아이 니키를 자신의 아들로 삼아 키우고,
어느 곳에도 쓸모있지 않을 것 같은 밥만 축내는 게으름뱅이 덩치 큰 개 노먼을 그래도 가족이라고 없는 살림에 부여안고 산다.
수학 천재 소녀로 나오는 딸 텐지를 그에 걸맞는 학교에 보내고 싶지만 사정이 넉넉치 않아 고뇌하는 현실적인 엄마의 모습도 보여준다.
각자의 개성이 너무 강해 얼핏 보면 오합지졸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가족이 텐지의 학비를 벌기 위해 올림피아드시험을 치러 가는 와중에 소프트웨어 개발자 에드를 만나면서 그와 함께 짧지만 강렬한 여정을 떠나게 된다.
얼마 전에 다녀온 마카오 카지노에서 느꼈던 이질감이 책에서도 보여졌다.
135파운드라는 돈은 하루 벌어서 하루를 먹고사는 제스에게 있어 밀린 전기세도 내고 딸아이 옷도 사주고 반찬거리도 살 수 있는 큰 돈이지만 성공한 사업가 에드에게는 신경 쓸 가치가 없는 돈으로 나온다.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사용하는 수수료를 말하면서 그정도 돈은 있으나 없으나 한 돈 아니냐는 에드에게 텐지는 그 돈을 벌려면 엄마 제스가 방 네개짜리 집을 한 달간 청소해 줘야한다고 말한다.
카지노를 견학하며 제일 낯설었던 점은 천만원 단위의 돈을 잃으면서도 크게 안타까워 하는 기색이 없었던 게임하는 사람들의 표정이었다.
돈이라는게 누군가에게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절박한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몇십초만에 없어져도 눈하나 깜빡하지 않는 게임머니일 뿐이라는 사실이 불공평하고 또 억울하게 느껴지기도 했던 것 같다.
제스가 나와 같은 느낌을 받았을꺼라고 생각하니 그녀의 상황에 더 감정이입이 됬다.
그래서일까, 내가 만약에 아이들의 엄마가 된다면 제스같은 엄마가 되고 싶어졌다.
아이들에게 엄마가 세상 누구보다도 자신들을 사랑한다는 확신을 주는 엄마,
뭔가를 시도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니 계획대로 풀리지 않았다고 해서 그게 잘못된 일은 아니라고 다독여주는 엄마,
어떤 일이 한번 제대로 안됬다고 다시 시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며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엄마,
쓰다 보니까 우리 엄마같은 엄마가 되는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 새삼 느껴진다.
올해에는 엄마한테 진짜 많이 잘해줘야지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된다.
비록 유혹에 흔들려 실수를 저지르기는 했지만 제스처럼 올곧게 사는 사람들한테는 빛이 나는 것 같다.
그 따뜻한 빛에 이끌린 에드라는 멋진 남자와 사랑을 하고 안좋았던 일들도 술술 풀리는 모습을 엄마미소로 지켜보게 된다.
무자비하게 제스를 짓누르는 현실 속에서 그녀가 니키와 텐지를 생각하며 힘내는 모습을 보며 내 부모님을 떠올렸고 가족의 의미를 한번 더 생각하게 됬다.
소제목으로 쓰인 '가족이라는 기적'이라는게 다른 거창한게 아니라 그냥 함께 있다는 자체를 말하는거 같다.
<미 비포 유>라는 책은 아직 안읽어봤는데 꼭 찾아보고 싶어진다.
이 작가가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로 따뜻한 감동을 선사할지 너무너무 기대된다.
2015년 새해를 시작하는 책으로 완전 딱!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