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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치우는 게 아니라 못 치우는 거야
클로버 지음 / 책들의정원 / 2026년 8월
평점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인생도 게임처럼 리셋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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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의 작가는 히키코모리가 되어 쓰레기 집에 갇혀 있었다. 대체 어떤 이유로 그는 쓰레기 집에 살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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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집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컵 하나쯤이야, 봉지 하나쯤이야, 내일 버리면 되지. 그런 하루가 쌓여 어느 날 문득 바닥이 보이지 않게 된다.’
이 에세이에서는 우울로 인해 무기력해진 사람의 모습을 아주 잘 담아내고 있다. 누군가는 너무 극단적으로 이야기를 써 내려간 것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알고 있다. 누군가는 다큐멘터리 속에나 볼 수 있을 법한 장면들을, 다른 누군가는 일상에 스며들어 눈을 뜨면 매일 마주하고 있는 장면이라는 것을.
물론 작가가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다.
그는 스물두 살에 검찰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시작하게 된 사회생활은 어렵기만 했다.
게다가 임용 후, 그의 일상은 ‘술’이라는 단어로 요약됐다. 지독한 술 냄새, 낯선 남자, 찢어진 스타킹, 그리고 믿었던 선배의 말은 그를 비참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 그는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답답했다. 심장도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다음은 위가 말썽이었다. 하지만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도 이상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병이 없다는 말은 건강하다는 뜻이 아니라, 내 고통을 설명할 이름이 없다는 뜻처럼 들린다. 그래서 모순되게도 병명 하나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된다.’
언젠가부터 사람을 만나는 게 어려워지기 시작하고, 모든 것에 경계를 하고, 그 불안이 그를 지치게 만들자, 그는 결국 휴직계를 내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도망쳤다.
그렇게 그는 쓰레기 집에 살게 됐다.
작가는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앞서, 이 에세이는 극적인 반전은 없다고 말한다. 인생을 게임처럼 리셋하고 싶어도 끝내 리셋되지 않았음을 분명히 한다.
하지만, 좋아졌다 나빠지고, 한 걸음 나아갔다 두 걸음 물러설지언정 그는 제 자신을 마주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주 천천히, 아주 작은 변화지만, 절대 작지 않은 결심으로 자신을 돌아보며 인정하기로 했다.
이 에세이의 소제목에 집중해 보자.
‘나는 왜 이것도 못할까.’
‘참고 견디는 게 답인 줄 알았다.’
‘나를 가장 괴롭힌 사람은 나였다.’
‘사실은 무너지고 있었던 것이다.’
‘나를 미워하는 일은 그만두기로 했다.’
숨만 쉬어도 벅차서 스스로를 돌볼 힘조차 남아 있지 않던 그가 딛고 일어서기까지의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지는 것만 같다.
“살아 있길 잘했다.”
이 한마디를 쉽게 뱉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에세이는 살아갈 수 있는 거창한 동기 부여를 주는 아주 잘난 사람의 이야기는 분명 아니지만, ‘그럼에도’ 살아 있기 때문에 우리가 지나온 모든 계절을 사랑하도록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