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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이의 해부학
애슐리 엘스턴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8월
평점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알리바이: 피고인이 범죄 실행 시각에 다른 장소에 있었으므로 공소 사실에 해당하는 범죄를 행하지 아니하였음을 주장하는 방어 논리.
ー루이지애나주 변호사협회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을까.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의 알리바이조차 완벽하게 증명하기 어려울 때가 있는데, 범죄 사실을 숨기기 위해 알리바이를 만들어내야 하는 범인은 과연 자신의 알리바이를 완벽하게 증명해낼 수 있을까.
캐밀은 자신을 통제하는 남편 벤과 이혼하기 위해 그의 외도를 증명할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캐밀은 오브리라는 인물을 알게 된다. 분명 자신의 남편과 바람을 피우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캐밀은 그가 일하는 곳을 찾아갔지만, 오브리는 남편 벤이 누군지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10년 전의 어떤 사고와 관련이 있었고, 그 사고의 진실에 벤이 얽혀 있다고 확신한다.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두 사람은 비밀스러운 계획을 세운다. 오브리가 통제를 받는 캐밀을 대신해 휴대폰을 들고 차를 운전하며 신용카드로 쇼핑을 하는 동안, 캐밀은 남편의 비밀을 밝혀내려고 한다.
하지만 사고의 진실을 알아내기도 전, 캐밀은 남편의 시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본격적인 알리바이 증명이 시작된다.
10월 10일. 그날 벤을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사건 발생 당일을 전후로 각 등장인물의 시점과 상황을 번갈아 보여준다는 점이다.
ー배우자는 항상 첫 번째 용의자다. 배우자가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건 역사가 말해준다. 그래도 내 눈에 캐밀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그 참담함, 그 공포감, 그 비통함은 진짜였다.
어디 용의자가 캐밀뿐일까.
10년 전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오브리, 그리고 동업자이지만 사업을 두고 갈라설 위기에 놓인 행크까지.
모두가 벤을 죽일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
추리 소설은 결국 ‘누가 범인인가?’를 알아내는 과정이 가장 큰 재미라고 생각한다. 나는 추리 소설을 꽤 읽었고, 그때마다 범인을 곧잘 맞추고는 했는데, 『알리바이의 해부학』에서는 끝내 범인을 추리지 못했다. 그 점에서 작가의 치밀한 구성에 혀를 내둘렀다.
부검을 하는 이유는 죽음의 원인을 정확하게 알기 위함이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알리바이를 해부하는 이유는 진실을 정확하게 알기 위함이 아닐까.
이 소설에서 알리바이는 단순히 범행 당시 다른 장소에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뿐만 아니라, 숨겨왔던 진실을 밝혀내는 것까지 포함된다. 아주, 아주 오래된 진실 말이다.
제목이 『알리바이의 해부학』인 이유를 충분히 즐길 수 있던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