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경계는 항상 누군가를 바깥으로 밀어내면서 유지된다.나는 한국 사람이다. 그리고 나에게 ‘한국 사람’이란 한국에서 나고 자라 한국말을 하고 한국 문화를 이해하며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두꺼운 쌍꺼풀을 가지고 있다거나 눈동자가 밝다거나, 한국어가 유창하지 못한 사람들을 나는 별다른 고민 없이 ‘외국인’이라고 불렀다.물론 차별할 의도는 없었다. 하지만 의도가 없었다고 해서 차별이 아니게 되는 건 아니다. 나는 재외국민과 이주민을 구분하지 않았다. 자이니치와 조선족, 고려인을 구분하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나는 ‘한국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그저 ‘외국인’이라고 묶어버렸다. 이것이 잘못된 일이라는 것조차 생각하지 못했다.『낯선 집』 은 어쩌면 그런 나와 같은 사람을 위해 쓰인 책인지도 모르겠다.재일조선인인 조경희 작가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디아스포라와 이주민이 살아가는 모습을 이야기한다. 한국 사회가 만든 제도 안에서 그들이 어떻게 배제되어 왔는지, 그리고 그 기저에 깔린 여성 혐오를 짚어낸다.그중에서도 제주 난민 문제를 다룬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20대 여성의 난민 반대율이 높았던 현상을 한국 사회의 근본적인 젠더 불균형과 여성이 경험하는 일상적 공포 때문이라는 점을 설명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나는 당시 난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이다. 하지만 공포는 어떠한 경우에도 그것이 타자에 대한 배제와 혐오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작가의 말은 나를 오래도록 생각하게 만들었다.이 책이 던지는 질문, ‘집’에 대해 고민해 본다.나에게 집은 돌아갈 곳이자 내가 머무르는 곳이다.그렇다면 디아스포라에게 집은 어디일까.디아스포라는 흔히 고향을 떠나 타지로 흩어진 사람들을 말한다. 그들에게 집은 단순히 돌아갈 고향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아직 제도적으로도, 사회적 인식에서도 디아스포라의 삶을 완전히 받아들이기에는 미숙하다. 우리가 그어놓은 경계 밖에는 언제나 누군가가 존재한다.그 경계를 드나들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낯선 곳’이 아닌 ‘언제든지 돌아가고 머물 수 있는 집’을 마련해 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