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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미워했던 여름 ㅣ 래빗홀 YA
이로아 지음 / 래빗홀 / 2026년 5월
평점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가짜 무당이었던 엄마가 혼수상태에 빠진다. 갑작스레 나타난 천사는 연제의 엄마가 신의 심부름꾼이었다며, 주제도 모르고 저지른 실수가 있다고 했다. 그것을 바로잡으면 엄마가 깨어날 것이라며 연제에게 재주를 건넸다.
그리고 한겸을 만나며 알게 된 진실. 연제는 엄마의 실수가 한겸을 살린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엄마를 살리기 위해서는 한겸이 죽어야 하고, 한겸을 살리기 위해서는 엄마가 죽어야 한다.
ー네 눈에는 내가 어떤 인간처럼 보인다는 거야? 너는 나를 어떻게 평가한다는 거야? 내가 묻고 싶은 질문은 그것뿐이었다. 생각해 본 적 없어,라는 선택지는 인정하기 힘들었다. 너는 여기서 조금도 중요하지 않아,라는 선택지도 마찬가지였다.
연제는 자신을 정의해 주지 않는 타인이 두렵다.
ー누구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는 도저히 혼자서는 존재하는 법을 모르겠어.
연제는 그동안 자신이 어떻게 정의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한겸과 엄마, 삶과 죽음을 선택하는 기로에서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게 된다.
ー생각해 보면 엄마의 행동을 ‘실수’라고 칭한 것은 천사뿐이다. ‘실수’는 신이 사용한 표현이다. 나는 엄마가 자신이 한 일을 어떻게 정의할지 모른다. 나는 엄마에게 그것에 대해 물어본 적이 없다.
연제는 천사가 정의 내린 엄마의 ‘실수’를 생각해 본다. 과연 엄마에게, 엄마의 행동은 엄마에게 ‘실수’라고 정의될 수 있는 것일까.
연제가 엄마를 들여다본 순간,
비로소
ー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이해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이 책을 받았을 때, 소설 속 제목의 ‘너’가 누구일지 생각했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도 나는 ‘너’를 알고 있다고 확실하게 대답할 수 없다.
하지만, 미워했던 마음만큼은 확실한 여름.
미움의 끝에서야 비로소 누군가를 온전히 이해하게 된 연제의 내밀어진 손을, 우리가 어떻게 잡지 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