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미술관 - 길 위에서 만난 여행 같은 그림들
박준 지음 / 어바웃어북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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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유럽, 남미 등 12개국 정도를 여행한 나는 미술관 뿐만 아니라 거리에서도 많은 그림과 조형물을 보았다. 최근에 여행한 곳 중에 예를 들면 포르투칼은 바닥의 예사롭지 않은 벽돌의 무늬부터 음식점 벽면의 타일, 리스본 중앙역의 전체에 그려진 벽화까지 미술관 이상의 감동을 주는 곳들이었다.신트라의 페나성은 어땠던가? 거대한 건물 벽 자체가 노랑과 붉은색으로 이뤄진 이색적인 풍경이다.
이 책 여행자의 미술관은 저자가 많은 나라를 여행하면서 각국의 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뉴욕현대미술관, 쉬른미술관, 파리시립미술관, 미 컬렉터스 룸 베를린, 이스라엘 박물관, 모마, 슈투트가르 미술관, 오르세 미술관) 등지와 거리에서 만난 미술과 사람들에 대해 쓴 책이기에 각국의 여행기인 동시에 미술서적이다.
작은 나라 이스라엘은 무려 135개국의 사람이 모여사는 나라인데 2010년에는 외국인 노동자의 아이를 400명이나 추방했단다. 그러면서 6미터 짜리 흑인 외국인 노동자의 아이를 전시해 놓은 것은 더이상 예술품이 단순히 수집품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의 로펠러센터에는 지름이10미터가 넘는 큰 거울이 있다. 특이한 점은 하늘에서 본 빌딩과 5번가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비행기나 대형관람차를 타지 않고도 높은 건물과 넓은 거리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발상을 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파리 몽파르나스에 위치한 카페 셀렉트는 피카소, 사르트르, 보봐르, 헤밍웨이, 보딜리아니가 오고간 카페로 존재 자체가 철학의 장이다. 오랜 시간 전의 젊었던 피카소를 상상하게도 하고 현재 이 자리에서 커피를 홀짝이는 백발의 노신사를 보며 그들처럼 나이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곳. 살아있는 미술관.
베를린의 그 유명한 장벽은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로 거듭났다. 목숨을 걸고 건너야 했던 곳이 현재는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는 공간이기도 하면서, 산책로와 조깅 코스가 되고 공원과 역사적인 장면과 형편없는 그림이 공존하는 벽화가 그려진 갤러리로 활용되고 있다.
이 책을 보며 무엇이 아름다운 것이고, 감동을 주는 미술품인가, 그것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란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 어느 지역 장소를 가더라도 그것이 주는 의미와 풍경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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