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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 - 엄마와 딸, 그림 대화
조혜덕 지음 / 하나의책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엄마는 나와 유럽여행(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 소피아여왕미술관, 파리의 루브르, 오르세 박물관등)을 다녀온 후 서양 미술작품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졌다. 심지어 대중교통을 이용할때면 의례 가방속에 미술책을 한권씩 꼭 가지고 다니며 볼 만큼 미술거장들의 작품세계를 탐독하신다. 제목부터 남다른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이란 제목을 보자마자 이 책을 엄마와 함께 읽고 싶었다.
책의 내용도 현직 큐레이터 딸과 평범한 엄마가 작가와 미술품에 대해 나눈 대화 형식으로 기존의 딱딱한 책과는 다르게 친근하다.
스토리텔링과 미술이 접목된 책이라 미술의 해석이 어렵다는 편견을 과감히 깨버린 책이다.
그만큼 쉽게 읽을 수 있고, 마치 전래동화책을 읽는 듯 술술 읽어나갈 수 있다.
책에는 대표적인 인상파 화가 고흐부터 세계에서 제일 그림이 비싼 고갱의 작품세계도 있고,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작가,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여성을 주로 그린 까칠한 성품의 르느와르의 작품도 볼 수 있으며, 자연과 가족을 테마로 많이 그린 모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림사이즈가 큰 편이어서 우선 마음에 들었고, 책을 읽고 있자니 그간의 궁금증이 하나씩 벗겨지는 시원함도 있었다. 사실 미술관을 다니면서 작품의 이면에 담겨진 이야기가 사뭇 궁금해지는데, 볼 작품은 많았고 시간에 쫓겨 깊이있게 감상하지 못하고 넘어간 아쉬움이 해소되는 듯 했다.
특히 엄마와 딸과의 대화를 넘어 가상의 작품의 화가까지 등장시켜 대화를 이어나간다. 그때문인지 그 작품이 화가가 어떤 시각으로 그렸는지, 어떤 느낌이었는지를 중점적으로 담아, 화가와 공감할 수 있도록 설정하는 배려와 친절함이 책 곳곳에 담겨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네의 올랭피아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예를 들어 보자.
<마네는 "나는 단지 올랭피아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검은색이 필요했을 뿐이야. 그래서 하녀를 흑인으로 그리고 강아지 대신 고양이를 그린 거라고!"라고 말합니다. 당시 바난 받았던 마네의 검은 고양이는 악마의 앞잡이를 상징하였지요. 마네의 그림을 보았던 사람들은 이 그림 앞에서 난폭해졌다고 합니다. 작품을 보호하기 위해 그림 앞에 경비원을 세워 뒀을 정도였답니다>
이렇듯 이 책이 그림대화라는 독특한 형식을 빌어 남녀노소 초심자라도 인상파화가 그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는 점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