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책 - 당신이 쓰는 모든 글이 카피다 카피책 시리즈
정철 지음, 손영삼 이미지 / 허밍버드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2년간 홍보담당자로 일했다.

매주 보도자료를 써야했고, 행사마다 새로운 글들을 써야했다.

문구를 쥐어짜낼때마다 어떤 소재로 사람들의 호기심과 이목을 이끌어낼까 고민했다.

하지만 별 뾰족한 수도 없었고, 무작정 써보기만 반복할 뿐이었다.

과연 어떻게 하면 매끄럽게, 전달이 잘되는 구문을 쓸 수 있을까? 더 나쁜 상황은 딱히 물어볼 만한 사람이 주위에 없었다는 점이다.

 


이 카피책을 보고 있자니, 멜깁슨이 주연으로 나온 'What women want, 왓 위먼 원트'란 영화가 생각났다.

마초같은 남자가 광고회사에서 일하는데 승진의 기회를 여성에게 빼앗겼고, 어느날 사고로 여성의 머릿속 생각을 직접 듣게 된다. 바로 이때부터 여성의 속마음의  읽기로 여성적 감성을 훔쳐 특출한 카피라이터로써 인정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책의 핵심이 타인에 대한 공감과 설득이기에 이 영화와 일맥상통한다.


정철님의 카피책은 정말 재미있다. 그리고 쉽다.

30년차 카피라이터인 베테랑 작가로 책에는 선거에서 사용되었던 카피를 비롯해, 각종 TV광고, 영화광고가 나온다.

COPY의 전후를 보여주어 생각의 흐름을 쫓아 읽어보게 함으로써 광고카피의 흐름에 대한 이해도를 높혔다.

 

책을 보면서 드는 첫번째 느낌은 글쓰기의 의뭉스러웠던 점이 뻥 뚫렸다.

이렇게 저자의 카피에 대한 필살기를 모두에게 공개해도 되나 싶었다.

예를 들면 아무리 좋은 글도 고객의 기호에 맞지 않으면 안된다. 일대일 마주하듯 편지쓴다는 느낌으로 써야 한다.

사칙연산을 활용하듯 그 맛을 살려 쓴다. 말을 가지고장난을 친다. 반복하고 나열하기, 의성어와 의태어를 섞어 쓰기, 겁을 주고, 비주얼을 침범하며, 쉬운 언어로 쓰는 법 등은 새롭고 재미있는 언어의 유희이고,

머리속에 그림이 그려지게 구체적으로, 낯설게 조합하고, 잘게 잘게 썰어 읽는 사람이 읽기 쉽게 해야 한다.


읽는 사람에게 강렬하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숙달과 기술이 요하는 것이었다.

책을 읽으면 정철님의 유려하고, 독창적이고, 사려깊은 글을 마음으로 읽게 된다.

그리고 깨닫게 된다.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지!

어깨에서 힘을 빼고 감성을 던지는 카피, 공감으로 다가오는 글귀가 우리가 이 책을 보고 난 후 써야 할 숙제다.

사람냄새나는 깊은 감흥의 글을 타인에게 던지고 싶다면,  한번쯤은 카피해야할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