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의 숨.쉼, - 순천만에서 12명의 작가들이 펼치는 삶과 힐링의 모놀로그
곽재구 외 지음, 주명덕 외 사진 / 시공미디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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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을 가본적이 있으신가요?


자연은 인간에게 형언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을 준다.

그 아름다움과 장엄함, 생명의 신비를 볼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행운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나는 순천정원축제를 관람하기 위해 처음 순천을 찾았다.

드넓은 공간에 멋드러지게 조성된 정원을 뒤로하고 왠지 나는 순천만의 습지가 더 좋았다.

새들이 찾아와 지친 날개를 쉬어가는 곳 그곳이 순천의 습지이며 생명의 조용한 활력과 몸부림이 만개하는 곳이다.


이책 습지의 숨쉼의 특징은 우선 사진 하나하나가 작품을 보는 듯 아름답다는 것이다.

 오롯한 자연의 숨결을 느낄 정도의 수채화같은 풍경, 아름다운 날개짓을 하는 새들의 몸짓이 들어서 더욱 좋다.

두번째로 12명의 유명작가들의 아름답고 정제된 글들이 어느 페이지를 펴고 읽어도 매끄럽게 자리잡아 독자의 마음을 보듬어 준다는 것이다.

순천만에 대해 다정하고 따뜻한 눈길을 가진 그들이 풀어내는 삶의 편린들은 마음을 그렇게 편안하게 해줄 수가 없다.


책에서 신달자님의 구절을 잠시 빌리면


"뭐든 그곳에서 혹은 그에게서 뭔가 얻어 내려고 한다. 나는.. 속을 텅 비우고 그냥 무심히 바라보는 일에 나는 서툴다. 내가 늘 아름다움 앞에서 비련에 물들어 있는 것은 나는 계산하는데 길들여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움, 한 마리의 기러기에도 뭘 얻어 내려는 계산이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왜 내가 거기 가 서 있겠는다. 나는 나의 시간을 계산한다."

"저 새들을 보라. 저것은 신이 하늘에 새긴 신비한 문자들이다. 나는 저것을 무엇이라고 읽어 내야 하나. 어떤 문자는 움직인다. 몸을 거꾸로 하며 나는 문자도 있다. 신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인간은 얼마나 읽어 내나. 제아무리 문자를 날려도 알아듣지 못하는 인간들이 불쌍해 새들은 공중에서 온몸을 다해 대대로 혈통을 다해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름답다. 저 의문들이 아름답다" 


참 솔직하면서도 자연을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계산적으로 물들어버린 자신의 속성을 탓하고 있다.

새들의 이동과 날개짓에서 신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직시하고 읊어낸 통찰력과 문장력에 감탄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이 책이 자연을 경탄하는 감성만 있는 것도 아니다.

로맨스도 있다. 정이현작가의 사람이 사람을 보다 편을 보면 시티투어를 가서 이성을 만나고 결혼을 하게 된 과정의 밀고당김이 재미있게 그려져 흥미있게 읽었다.


작가는 말한다. 인간은 외로워하면서 소통하고 싶고, 소통을 원하면서도 두렵다고. 

나도 고개를 끄덕인다.


이 책은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따뜻한 감성의 문장에서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에서, 소소한 삶의 이야기 속에서.

생각없이 미소를 짓고 자애로운 얼굴로 마냥 사진을 보게 된다.


내가 아프고 힘들때 몇 번씩 찾아보고 삶의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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