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외로운 미식가 - 외로울 때 꺼내먹는 한 끼 에세이
윤시윤 지음 / 답(도서출판) / 2016년 2월
평점 :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를 재미있게 봤다.
남자 혼자 맛있는 집을 다니면서 요리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잘 전달하고, 보는 내내 배가 고파지는 느낌이 확 드는 매력 돋는 드라마다.
이 책 외로운 미식가는 맛있는 음식에 대한 비평이나 맛집 탐험에 대한 감상기가 전혀 아니다.
저자 윤시윤은 1995년 20세를 맞이했던 올해 41세되는 미혼의 방송 여성 작가다.
놀러와 스친소, 영웅호걸 등의 꽤 유명한 예능 프로그램을 18년이나 집필한 베테랑이다.
이 책은 그녀의 사랑, 외로움, 삶이 그득하게 묻어나는 자기고백의 에세이다.
방송작가 출신답게 문장은 유려하고 덕분에 술술 읽혀진다.
그녀는 1인 가구이다.
사회적으로도 1인가구가 400만을 넘었다.
너도 나도 혼자 사는 시대가 도래한 것일까?
나홀로 산다라는 프로그램까지 생기며 그들의 삶을 흥미롭게 방영하고 있다.
나홀로라도 괜찮다라는 말은 말짱 거짓말이다.
혼자라면 무척 진하게 외롭고 혼자면 사는 인생이 괜찮지 않다.
그녀의 책도 이 명제에서 잉태되고 탄생된 것 같다.
책 제목에 호기심이 출동하여 나처럼 감성의 흐름에 따른 다채롭고 기가막힌 음식맛 기행을 기대했다면 그 내용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책은 외로움에 익숙하거나 앞으로 익숙해질 이들에게 공감이 가는 부분이 여기저기 많다.
그녀의 감성은 멋들어지진 않으나 외로움이 뚝뚝묻어나고,
못다이룬 사랑과 후회, 미련과 아픔이 묻어나는 사람냄새나는 이야기 이기때문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투명한 얼음이 깨끗한 물속으로 여과없이 똑똑 떨어지는 듯 날카롭기도 하고 명료하고, 때론 아련하고 아프다.
속내를 거짓없이 투영하여 가식없이 글을 참 잘 쓰고 글을 보는 독자가 화자의 외로움을 부담없이 걸러내지 않고도 흘려버릴 수 있는 정도의 점도이다.
그녀의 책을 읽다보면 나도 외로워지고 슬퍼진다.
작가는 생존을 위한 밥먹기조차 외식을 하기엔 부담스럽다고 토로한다.
혼자 먹을 자신이 없어서 맛있는 밥집을 여러군데 지나친다.
혼자 사는 그녀, 때?로 밥을 같이 먹을 사람도 없는 듯한 그녀에게 따뜻한 애정의 응원을 남기고 싶다.
꿋꿋이 혼자서도 한번 외식을 먹어보라고.
처음이 힘들지 어렵지 않다고.
그녀가 가장 잘 하는 요리는 라면이다.
3분 요리라도 소울을 담아 정성껏 끓이는 것이 그녀의 특기이다.
그녀가 하는 맛있는 라면요리를 행복한 입맛으로 사로잡힌 그 누군가와 어서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