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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회라니? - 더글러스 애덤스와 마크 카워다인 두 남자의 멸종위기 동물 추적, 개정신판
더글러스 애덤스.마크 카워다인 지음, 강수정 옮김, 정우열 그림, 리처드 도킨스 서문 / 홍시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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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 SF 소설의 거장(!)이 쓴 논픽션은 과연 그의 소설만큼 재미있을까? 가끔 우울할 때면 히치하이커 시리즈를 꺼내서 더글러스 애덤스만의 유쾌함을 음미하는 팬으로서, 그의 유일무이한 논픽션이 (재)출간되었다는 소식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리고 귀하고 맛있는 음식을 아껴먹듯이(그의 "유일한" 논픽션이라지 않은가!) 일하는 틈틈이 아껴가며 읽어본 결과 이 책은 그의 소설에 뒤지지 않게 흥미로운, 아니 어쩌면 실제 상황이라서 더더욱 흥미로운 책이었다.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취재하는 내용이지만 모 TV 방송국의 'XXX의 눈물' 시리즈처럼 비장한 어조로 가슴을 짓누르거나 느닷없이 죄책감을 들쑤시지 않아서 좋았다. 직접 보고 겪은 희귀 동물 이야기를 세세한 묘사로 개그맨보다 재미있게 들려주는 말솜씨가 빌 브라이슨의 책과 닮았다. 희귀한 동물에 대한 묘사만큼이나 재밌는 것은 희귀한 동물을 보호하는 데 인생을 바친 희귀한 괴짜들에 대한 내용. 재미 있었던 대목 중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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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를 드래그하면 보입니다. 스포 방지용으로 흰 색으로 적음)

"박사님께서 좋아하시는 건 뭔가요?"

"수경재배."
"그게 아니라, 독을 지닌 것 중에 좋아하는 게 있냐고요."

"있었지. 하지만 그녀는 날 떠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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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희귀동물을 찾는 고생담을 코믹하게 버무려놓은 책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예를 들면 관광객들 앞에서 이미 배가 부른 상태의 왕도마뱀에게 굳이 염소를 먹이는 것을 본 후에 왜 말리지 않았을까를 진지하게 고민하며 인간이 동물에게 하는 일을 고발한다. "그들은 염소를 원치 않고 그게 필요하지도 않다. 만약 그걸 원했다면 스스로 구했을 것이다. 염소에게 일어난 유일하고도 철저하게 역겨운 일은 사실상 우리가 저지른 짓이다."

 

사실 이 책은 더글러스 애덤스/마크 카워다인이 공동 저자로 되어 있는데, 더글라스 아저씨의 입담으로 책 한 권이 끝나가고 정작 이 모든 여행을 기획하고 실행한 동물학자 마크의 글은 언제 나오는지 초조한 마음이 들 무렵 마크가 쓴 마지막 장이 화룡점정같이 이 책을 마무리한다.

 

"마지막으로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는데, 나는 이것 말고 더 필요한 이유는 없다고 믿는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코뿔소와 앵무새와 카카포와 돌고래를 지키는 데 인생을 거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그들이 없으면 이 세상은 더 가난하고 더 암울하고 더 쓸쓸한 곳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글러스 애덤스의 절친인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도 서문에서 이러한 이유를 적극 지지한다. 한 종이 없어지면 생태계 균형이 무너지고 결국 인간의 생존도 위험에 처할 거라는 실용적/인간 중심적 논리는 이 세계의 일부에 불과한 우리가 당당히 내어놓을 수 있는 온전한 답이 되지 못한다. 우리는 특히 자연적 진화에 의해 도태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영향으로 순식간에 보금자리를 잃고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보살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흔히 다루지 않는 주제로 생각할 거리를 많이 제공하는 이 책이 멸종(절판)되지 않고 아기자기한 삽화와 사진들로 재탄생했다니 기쁘다. 여러모로 사랑스러운 책이지만 별 다섯 개가 아닌 네 개를 준 까닭은 내가 사랑하는 히치하이커 시리즈를 더 높이 두고 싶은 마음이 크다. 더글러스 애덤스의 팬이라면 필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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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 그 삶과 음악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5
제러미 니콜러스 지음, 임희근 옮김 / 포노(PHONO)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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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에 나오는 쇼팽 웹사이트에 가니 동시대 다른 음악가의 음악도 들을 수 있어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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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생명 오디세이 - 우주생물학의 교과서
크리스 임피 지음, 전대호 옮김 / 까치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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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관련내용과 함께 체계적으로 설명해주긴 하나 좀 읽기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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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촌 공생원 마나님의 280일
김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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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괜찮았지만 왠지 뒤로 갈 수록 힘이 떨어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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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외인종 잔혹사 - 제14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주원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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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문학상 수상작도 가끔 수준이 떨어질 때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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