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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울라 카린 린드크비스트 지음, 유정화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방송국 앵커로 네 아이의 엄마로 한남자의 아내로 살던 여자에게 덥친 루게릭병. 병마와 싸우는 용감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애 처음으로 접했다. ㅎ 이런 류(?!)의 책들은 숨쉬며 살때 열심히 살으라는 지당하시고 당근인 이야기를 늘어놓겠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아마 친구의 책선물이 아니었다면 보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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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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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보면서 뭐 배우는 거 없니 내가 묻는다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자, 무슨 일이든 미루지 말자, 그리고 인생이란 부서지기 쉽다는 걸 배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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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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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만 항상 시간이 없었으니까요
내게 시간이 없었어?
없었어요. 그런데 이제 엄마는 무얼 찾아 헤매지 않게 되셨잖아요. 병이 들고 나서 엄마는 자신의 모습을 찾으신 거에요. 이제 엄마에겐 평화가 찾아왔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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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은 투병 환자의 용감한 이야기...이다. 투병생활에서 가족과의 갈등, 환자의 짜증, 분노, 자신을 잊지않는 지인들에 대한 사랑, 원더풀이 특별해지는 지점은 그때 그때 감정에 솔직한 울라의 감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자신의 병을 인정하기 싫고 모든 상황이 두려움에 가득차 있는 그 순간과 남편에 대한, 아이들에 대한 사랑부터 섭섭함까지 울라는 그 모든 것에 솔직하다.
삶에서 죽음에 이르는 그 시간 또한 삶의 한 과정으로 수용하는 용기, 그 격조있는 죽음을 책에서 발견한다. 격조 있게 죽을 권리는 최대한 인간의 품위를 해치지 않으며 죽음에 이르는 것이다. 그녀의 지적 능력과 가족들의 사랑, 사랑하는 지인들의 성실한 간호뿐 아니라 의료 서비스가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근육이 사라져가는 그녀를 위해 지역자치단체는 집을 개조하고 장애인이 사용가능한 각종 장비-노트북을 포함하여-휠체어 등등을 갖춰준다. 한 인간이 인간으로서 품위를 갖추고 죽음을 맞는건 지적 정신적 성숙 정도와 의료 복지 시스템이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준다. 울라는 참으로 바쁘게 열심히 살았고 근육이 퇴화되는 그 순간을 글로 표현하며 죽음에 이르렀다. 삶과 죽음은 다르지 않다. 가족에 대한 사랑,일에 대한 열정,지에 대한 갈망으로 삶을 직조하던 울라는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도 열정어린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울라는 삶도 죽음도 wonderful이었을 것이다.
가끔 삶에 지쳐 징징대는 것조차 귀찮아지는 순간에....펼친다면 울라가 조용히 말해줄 것이다. 삶도 죽음도 원더풀이라고...그러니 조금만 쉬었다 다시 길을 떠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