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 해, 굶지 않아 행복한 진로학교 2
윤태호 외 6인 지음 / 시사IN북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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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아이가 있습니다. 외국어고등학교, S대 영문과 졸업, 졸업 전 외국계 금융회사 인턴 후 취업. 아이는 한국의 모든 부모들이 탐내는 그 길을 따라 취업까지 마스터합니다. 모임을 함께 했던 그 아이가 저를 보러왔습니다. 아이와 보지 못한 십 여 년 동안의 생활, 모임의 다른 아이들의 근황 등 쉴 새 없는 수다가 이어졌습니다. 이야기가 한풀 꺾일 무렵 아이가 조용히 말합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취업했는데......이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인가 싶어요.” 아이의 말에 뭐라고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제 속마음만 기억납니다. ‘많은 이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그런 생각을 한단다. 진퇴양난인 어른들의 세계에 제대로 들어섰구나.’.

하고 싶은 일 해 굶지 않아를 읽으며 몇 년 전 일화가 떠오른 것은 엄친아들의 정규 코스를 밟더라도 삶이 던지는 질문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 생각 때문입니다. 어떤 분들은 취업 초기의 혼란이고 적응하면 돼라고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소위 엘리트코스를 밟으면 불행 끝. 행복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판타지일 겁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송인수 대표의 말처럼 강물은 곡선으로 흐릅니다. 왜 강이 곡선으로 흐릅니까? 그것은 장애를 만나서입니다. 돌파하지 못해서 우회하는 것이죠. 그러나 곡선으로 흘러서 강물은 아름답습니다. 직진하는 강은 아름답지 않습니다.’ 장애물을 만난 강물이 그러하듯 우리 삶도 직진만 하지 않습니다. 엘리트코스를 밟은 스물다섯의 그가 살아갈 세상은 평균 수명 100세 시대일 것이라 합니다. 75년의 삶. 지난 이십 여 년 우리 사회의 변화로 본다면 이후 75년의 세상을 예측이나 할 수 있을까요? 보잘 것 없는 사회안전망과 무한 경쟁의 한국 사회의 불안감에 구멍이 숭숭 뚫린 어른들은 자신들의 불안감과 공포로 아이들에게 무한 압박을 가합니다. ‘너 그렇게 살다가는 거지꼴을 못 면해. 내가 그려준 그 길로 가야지만 안전할 수 있어.’ 이십세기 부모가 그려준 그 지도가 유의미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떤 미래학자도 앞으로 80여 년의 지구 생활을 예측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 손에 들려진 지도에는 지금, 여기의 불안과 공포가 새겨져 있을 뿐입니다. 하고 싶은 일 해 굶지 않아에는 만화가, 노동운동가, 대안학교 교장, 협동조합 지원가, 사회적 기업가 등 7명의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현재 그들은 도전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순간을 충실히 살되 미래 사회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미생으로 대박친 만화가 윤태호는 삶의 고난이 준 자기성찰이 자신의 커다란 밑거름이었음을 이야기 합니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성장학교 별의 교장인 김현수는 우리 사회 청소년들의 가슴에 난 상처와 고통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몇몇 아이들의 이야기일까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그 속에 있습니다. 하종강 성공회대학교 교수님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를 위해 학교 노동교육의 필요성과 우리 일상에까지 들어와 삶을 갉아먹는 신자유주의를 이야기합니다.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일곱 명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해석즉 우리는 우리 삶에 얼마나 의미있는 이야기를 부여하고 있는가하는 것입니다. 만약 스물다섯 그 아이와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나와 다른 이들도 더불어 행복한 삶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끊임없는 그 의미 부여와 해석이 평균 수명 100년의 삶을 가치롭게 할 것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무한경쟁과 불안증폭의 시대 어른들이 스스로 불안감과 구멍을 메우려 노력해야합니다. 자신의 불안이 어디에서 연유하고 있는지(옆집 엄마의 불안감 때문은 아닌지) 스스로의 문제를 돌아보고 마음 근력을 키워야 합니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도 괜찮은(굶지 않는 건 기본이겠지요) 세상 만들기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어른들의 건강한 마음 근력을 키우는 책 한 권 소개합니다.  

 하고 싶은 일 해 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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