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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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견진성사를 받으면서, 나의 대모님께 선물을 받았다.
역시, 센스있으신 나의 대모님- 책선물. 

따끈따끈한 신경숙가의 신간 '어디선가 나를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책을 두손에 받자마자, 노란색표지에서 그 신간의 새로움과 따끈따끈함이 전해졌다.
소설부류는 좋아하지 않아서, 자주 읽지 않는데- 신경숙작가님의 신간이여서인지, 얼른읽고 싶어서 안달복달.
이렇게 소설책 앞에서 읽고싶어서, 안달복달하는것도 오래간만이였다.

소설의 시작은, 옛사람에게서 8년만에 전화가 오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전화를 받은 후- 그와 함께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과거로 거슬러가 자신의 청춘시절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설의 주인공은 네명이다. 그들은 대중들에게 드러낼 수 없는 상처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상처만을 바라보느라, 바깥세상의 것에 마음을 둘 여유도 없고- 세상으로부터 위로도 받지 못한다.

위로받지 못한이의 상처는 한없이 깊어만간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학교안 강의실에서 우연히 만나게된다.

그들은 첫눈에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이자 의미가 될 수 있을것이라고 느꼈나보다.

네명의 주인공들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며 짧은 몇개월정도를 사랑하며, 기쁨에 충만한 일상을 함께보낸다.

어둠으로 둘러쌓인 회색빛 사회적배경을 뒤로했을지라도, 서로가 함께이기에 기쁨이 될수 있었던 시간들.

함께 보내면서도, 스스로 자신의 고독과 상처를 견디지 못한 어떤이는 극단적인 죽음을 선택한다.
함께이기때문에 위로를 받을수 있을지언정, 상처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나보다.

역시, 이번 신경숙작가의 소설안에서도 상처가 존재한다.
 

그 안의 상처의 심오함은 너무나도 깊고, 진지하여- 나의 삶이 무미건조하게 느껴질정도이다.

누구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상처의 크기는 상대적으로 다르겠지만, 주변으로부터 위로받으며 자신의 상처를 이겨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 상처를 딛고나면, 더 큰힘을 지닌 성숙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마주보았던 그 상처에 흔들리지 않을만큼 성숙한..

상처에 무너지는 주인공을 보면서- 자신의 상처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이겨내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하였다.

무엇이든, 피하면 언제 어느순간 다시찾아오기 마련이다.

내가 힘을내고 있는 순간 그 상처가 다시 찾아온다면- 다시 피해보겠지만, 피할 힘도 없이 나약한순간 찾아온다면- 그때는 한 사람이 무너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특정시기를 청춘이라고 정해놓으며, 상처받기를 권하는것인지도 모르겠다.

마음껏 상처받고, 불안해하고, 슬퍼하며, 이겨내고 기쁨을 얻어, 앞으로 살아갈힘을 길러내는 시기.

청춘의 한가운데 서있는 사람으로써, 마음껏 상처받고- 있는 힘껏 주변인을 위로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역시, 이번 소설도 최고!

신경숙작가님은 이야기를 쓰는것이 아니라, 섬세하고 감각적인 표현으로 이야기를 그리는듯 하다.

잔잔하고, 희미한 회색빛 그림안에서, 거대한 메시지가 후폭풍우처럼 다가온다.

그러나, 회색빛그림안에서 메시지를 찾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너무나도 희미해서 그냥 우울한 청춘소설로만 읽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살아 있으라. 마지막 한 모금의 숨이 남아 있는 그 순간까지 이 세계 속에서 사랑하고 투쟁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며 살아 있으라. - p.291
 

- 함께 공유하면 상처가 치유될까. 잊을 수는 없겠지만 그때로부터 마음이 멀어지길. 바래진 상처를 딛고 다른 시간 속으로 한 발짝 나아가길. - p.211

- 어서 세월이 많이 흘러갔으면 좋겠다. 용서할 수는 없어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주 힘센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 p.332

 

- 인간은 불완전해. 그때 나는 뭘 했던가? 하는 자책이 일생 동안 따라다닐걸게, 그림자처럼 말이네. 사랑한 것일수록 더 그럴 거야.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절망할 줄 모르면 무슨 의미가 있겠나. 다만...... 그 절망에 자네들 영혼이 훼손되지 않기만을 바라네. -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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