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삶이 시들하게 느껴지거든
진정 내 가슴이 원하는 것에 귀 기울여보세요.
너무 깊은 우울감에 빠지지 않도록 늘 의식하면서 지냅니다. 몸을 계속 움직이려 하죠. 내게 맞는 강도와 횟수를 조절해가며 집에서 매일 고강도 운동을 해요. 군대에서 극한의 훈련을 수없이 받아서 운동은 생각만 해도 속이 메스꺼워질 정도지만 안 하면 우울해지니까 숨 쉬듯 하고 있습니다. 전시회도 숨통같은 역할을 해줘요. 전에는 미술 기법을 알아가며 이미지에 집중했다면 요즘엔 작가의 삶 자체에 눈길이 가요. 나보다 앞서 걸어간 대가들의 족적에서 삶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들의 작품도 의문을 남기긴 마찬가지에요. 그는 무엇을 소망하며 그림을 그렸을까, 살면서 절망과 환희의 간극들은 어떤 시간으로 채웠을까 생각해보곤 하죠... p.48 육준서 - 망망대해 같은 삶에서 바라보는 등댓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