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의 초등 책 읽기 교실 - 마음과 생각을 함께 키우는 독서 수업
김소영 지음 / 다산에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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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세계』를 통해 어린이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게 해준 김소영 작가의 책이라, 『초등책읽기 교실』 역시 큰 기대를 안고 펼쳤다. 이번 책은 어린이를 바라보는 애정 어린 시선은 그대로 간직한 채, 훨씬 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법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책읽기를 매개로 아이들과 어떻게 마음을 나눌 수 있을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이 책은, 교사와 학부모는 물론 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귀한 안내서가 된다.

인상 깊었던 것은 ‘읽기’와 ‘쓰기’가 아이들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다양한 수업 사례들이었다. 김소영 선생님은 책을 통해 아이들과 삶의 진짜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생각을 말과 글로 펼쳐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수업을 넘어 관계로 확장되는 책 읽기의 힘은 교육의 본질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특히 이 책은 아이 교육에 대한 의욕만 앞서 무턱대고 큰 목표를 세우기 쉬운 부모들에게 현실적인 방향을 제시해 준다. 하루 30분 책읽기부터,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고 함께 질문을 만들어가는 방식까지,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구체적인 팁이 가득하다.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방법들이 쌓여 아이의 내면을 풍요롭게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부모들에게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준다.

“글쓰기 역시 자기 생각을 확인하는 훌륭한, 어쩌면 가장 유용한 도구입니다. 그런데 생각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어린이에게 글쓰기는 사용 방법을 익히기가 까다로운 도구입니다. 이 연장을 잘 다루도록 돕는 것이 바로 말하기입니다.
쓰기 전에 말하고, 말한 것을 쓰게 해주세요. 글로 쓰일 것을 전제로 말하도록 하면 어린이는 단어를 신중하게 고르고, 문장이 되게 말하려고 하고, 앞뒤가 맞게 말하려고 노력합니다. 책에 대해 잘못 이해한 부문이 있으면 다시 책을 보면서 확인하면 됩니다. 생각이 불분명한 것 같으면 대화를 통해 요점을 만들 수 있습니다.(p.25)”

나 또한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쓰며 서로를 알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있기에, 이 책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다. 책 속에는 부모가 꼭 교사가 되지 않아도, 아이 옆에 책을 좋아하는 ‘어른’으로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위로와 용기가 담겨 있다. 완벽한 독서 교육보다 중요한 건, 함께 읽고 대화하며 시간을 나누는 그 자체라는 사실이 깊이 와닿았다.

『김소영의 초등책읽기 교실』은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쓰기를 시작하려는 부모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을 잘 읽히는 방법을 넘어, 아이의 마음에 진심으로 다가가는 길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가르치기보다 함께 느끼고 발견하는 과정에서 아이와의 관계도 깊어진다. 책과 함께하는 시간이 곧 삶의 중요한 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일깨워준다. 아이 곁에 책을 좋아하는 어른으로 존재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김소영의초등책읽기교실 #김소영 #다산에듀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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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정신 - 세상을 바꾼 책에 대한 소문과 진실
강창래 지음 / 북바이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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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정신>은 책에 대한 책을 말하는 메타북이다. 작가는 도서관 운동을 시작하면서 한국에 불어닥친 운동열풍과 그 방식에 의문을 품었고, 효과를 의심하면서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밝힌다. 자기가 보고 듣고 쓰고 싶은 것만 쓰는, 편견 속에서 해석조차 당대 패러다임에 지배를 받는다”(p.9)고 말하며, 그 패러다임 속에서 즐거운 독서에 대해 말한다. 과연 작가가 말하는 달콤한 독서는 무엇일까?

 

이 책은 세상을 바꾼 책에 대한 소문과 진실이라는 부제로, 한국출판평론상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절판되어 중고서점에서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었는데, 2013년 초판 이후 9년 만에 개정증보판이 새로 출간되었다. 작가는 같은 저작물이라도 새로운 번역서가 더 좋다고 판단되면 근거자료를 수정했고, 논리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도 추가했다. 기존에 이 책을 읽었던 독자들도 재독하기를 권한다. 초판에 실렸던 사진 일부 중 더 적절한 내용의 이미지가 있다면, 해상도도 더 높은 것으로 교체하며 수정했다.

 

작가가 말하는 책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질문 중 고전은 정말 위대한가?’라는 부분이 인상 적이다. 작가는 고전 중의 고전으로 꼽히는 플라톤의 <대화편>중 소크라테스와 공자의 <논어>를 선택해서 어떻게 읽어야 즐거운지 말한다. 특히 비판적 독서라는 가장 즐거운 방법의 독서 방식을 소개한다. 고전이라고 해서 무조건 읽어야 하는 건 아니며,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라는 것을 책에서 증명한다. 이 책은 소개된 고전을 나쁘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내 생각을 바꾸게 만드는 책을 무조건 수용하며 억지로 읽는 것이 옳을까에 대해 생각해보길 권한다.

 

책의 구성은 프랑스대혁명의 지적 기원으로 작용한 포르노소설, 출간 당시 너무 어려워서 읽을 수 없었던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 지배계급의 생각을 대중에게 전파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된 공자의 논어와 소크라테스의 변명, 학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수단으로 연구에 희생된 아기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 우생학을 떠올린 지리학자 골턴 등 고전이라 알려진 책에서 소개하는 지식과 정보에 관한 소문들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첫 번째 이야기인 포르노 소설과 프랑스대혁명 관한 부분이 인상 깊다. 대중 매체가 등장하기 전 그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꾼 것이 책이라면, 그 당시 프랑스 사람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포르노 소설을 이야기하며 책의 소문과 가치를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독서’ ‘’ ‘고전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들을 정리해보게 되었다. 특히 고전을 읽으며 나는 나만의 해석을 하고 있는지도 말이다. 고전을 읽으며 타인들이 말하는 진리라고 포장된 것들을 무작정 받아들이려고 한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 작가가 이 책에서 언급했던 여러 테마들을 다시 곱씹어 가면서 나만의 해석이 담긴 책읽기를 해야겠다. 그게 책의 정신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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