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쿠오바디스 한국경제 (이준구) - 이준구 교수의, 이념이 아닌 합리성의 경제를 향하여
이준구 지음 / 푸른숲 / 2009년 4월
평점 :
서울대학교 경제학부의 이준구 교수의 에세이를 모아 편집한 책이다. 경제학도라면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유명한 이준구 교수는 명철한 분석과 통찰력을 지닌 경제학 대가이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세계를 비롯한 한국까지 경제위기로 시끄러운 이 때에 이명박정부의 정책담당자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논리가 돋보이는 책이다. ‘쿠오바디스’는 라틴어로 ‘주여, 어디로 가십니까?’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경제 어디로 가고 있는가?’로 해석이 가능하다. 경제학을 평생 업으로 삼고, 연구해 온 학자가 강단을 벗어나 이 사회에 그리고 이 시대를 향한 외침을 귀 기울여 봐야 한다.
저자는 6가지 영역으로 크게 나누어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피력한다. 첫째, 대운하 정책, 둘째, 주택시장문제, 셋째, 종합부동산세, 넷째, 이명박 정부의 첫 1년, 다섯째, 교육정책, 여섯째, 경제학자로서의 고백으로 나누었다. 그동안에 글들을 모아 수정하여 한 권의 책으로 엮어 저자의 뛰어난 논리와 한국 경제에 대한 걱정을 글 속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첫 주제로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한반도 대운하 정책이다. 찬반으로 팽팽하게 맞서 한반도 대운하 정책은 더 이상 추진할 수 없게 되었지만, 4대강 살리기 명목으로 현재 추진되고 있다. 저자는 한반도 대운하 정책에 대해 우선 강력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 이유는 경제적 타당성 의문, 한국의 지리적 여건이 대운하에 맞지 않으며, 예측 불가능한 환경문제에 대한 검토가 적절치 못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 세 번째 주제로 주택시장정책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의 부동산 불패신화는 최근의 경제위기로 인해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듯 하나, 아직까지 위기의 정도는 아닌 듯 하다. 한국의 경제의 큰 문제으로 여겨지는 부동산문제에 대해 저자는 이명박정부의 부동산 경기부양책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노무현 정부때 도입된 종합부동산세가 이명박 정부에 이르러 무용지물의 정책이 된 배경과 더불어 현재의 종합부동산세 정책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부자들의 위한 정책인지, 경기부양책인지 누구나 고민해 보고 생각해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또한 네 번째 주제로 이명박정부의 첫 1년에 대해서 평가를 해 보고 있다. 다섯 째 주제로 한국의 교육정책, 3불 정책에 대해 고민하는 저자를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경제학을 평생 공부해 온 학자로서 한국경제의 앞 날과 정책에 대해 고민해 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이명박 정부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이 아닌 합리적 이성에 근거한 한국을 걱정하는 한 사람으로서의 진지한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한국경제가 어디로 가고 있으며, 모두가 더 나은 방향으로 원하는 것은 마찬가지나 어떻게 가야할 지에 대해서 생각이 다르다. 이 책을 통해 합리적인 대안과 방법은 무엇인지 독자스스로 깊이 고민하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