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도전의 증거
야마구치 에리코 지음, 노은주 옮김 / 글담출판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26살 도전의 증거

 

스물 여섯이라는 나이!

내겐 압박으로 다가오는 나이이다. 스물여섯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만큼 많은 날들을 살아왔는데...내겐 이렇게 책 한권 쓸 이야기들이 있을까하는 의기소침함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책 소개를 보고, 이 책은 남들과 조금 다른 상술(?)을 통해 남들보다 조금 일찍 성공한 젊은 CEO에 관한 이야기로 생각했다. 약간의 의지와 용기, 그리고 약간의 행운이 첨가되어있는 그렇고 그런 사업성공스토리이겠거니 생각했다.

 

 책의 첫장을 넘기며 나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이건 성공한 사람의 스토리가 아닌, 오히려 실패한 사람의 이야기였다. 어린시절 남들 다 평범하게 좋은추억을 남기면서 살아가는 초등학교의 생활조차 제대로 영위하지 못하였고, 청소년기의 일화들은 실패한 삶이라는 얘기로는 부족한 처절한 삶의 연속이었다. 상상조차 되지 않아 믿지 조차 못할 삶의 연속이었다.

 그런 주인공의 생각 또한 나같은 범인(?)은 흉내조차 내지 못할 만큼 특이한 것이었다. 최고가 되기위해 더 힘든 길을 마다하지 않고, 더 단단해지기 위해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마다 하지 않는 말 그대로 독종이었다. 주인공의 삶이 더 찬란히 빛나는 것은 이러한 삶의 암흑기가 있었기 때문은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세상은 결코 나를 위해 변해주지 않는다.

 내가 잡으려고 일어나지 않는다면, 결코 나에게 잡혀주지 않는 것이 세상이란 것이다.

 

지은이인 야마구치 에리코는 그렇게 살아왔다.

또한, 이 책을 통해 볼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사상이다. 나의 삶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것을 갈망하는 매 순간의 도전이었으며, 그러한 도전이 결코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닌 더불어 더 나은 것이 되도록하는 도전이었기에 그녀의 삶이 더 찬란히 빛나는 것이었다.

 

그녀도 나도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다.

그래서 그녀도 나도 더 나은 것을 향해, 더불어 모두가 더 나은 것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희망에 대한 책이다.

그리고 이웃에 대한 책이다.

 

나는, 지금 이 순간 그녀 꿈꾸는 또 다른 도전이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금융지식 콘서트 힘내라 경제야! 3
양찬일 지음, 방병문 감수 / 21세기북스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금융 지식 콘서트

 

금융 지식 콘서트라는 책은 참으로 묘하다.

 금융, 경제, 재테크 등과 같은 어렵다고 하면, 이보다 더 어려울 수 없는 딱딱한 분야를 마치 수필을 읽듯 고개끄덕이며 읽어 내려갈 수 있도록 풀어쓴 책이 금융지식콘서트이다. 그렇다고 전혀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만으로 구성된 책은 더더욱 아니다.

 마치, 선생님이 갓 입학한 초등학생을 가르치듯 예를 들어가면서 이야기하듯 풀어놓는 일련의 사건(?)들은 한편의 수필을 읽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단, 그 안에 내용에 있어서는 그 어떤 전문가보다도 탁월한 혜안을 보여준다.

 

 최근들어 여타의 학습 - 상황이나 용어들에 대한 검색이나 물어 봄 - 없이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책이었던듯 싶다. 많이 안다는 것, 그것은 결국 자신의 지식을 얼마나 상대방에게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금융에 대해서, 쉽지만, 결코 짚어보고 넘어가지않으면 안될 기초지식에 관해서 설명을 하고, 이를 토대로 금리와 여러 지표를 보는 요령을 알려준다. 그 뒤로는 이러한 지식을 통해서 말 그대로 콘서트를 즐기듯 일련의 케이스들을 그냥 즐기면 된다. 내게 있어 더욱 좋았던 것은, 소위 말하는 백과사전식 서술(각각의 케이스에 대응한 책 서술)로 읽다가 잘 모르는 것이 있으면, 다시금 목차로 와서 이해가 힘든 부분을 쉽게 찾아 읽을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이었다.

 

  인간의 일생, 전부가 경제활동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흔이 아니다. 경제를 떠나서는 하루도 제대로 살 수가 없다. 경제교육은 단순히 경제 지식을 전달하거나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이 아니다. 경제교육은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경제 생활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줌으로써 보다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게 하는 것이다. 이 책은 돈 한푼 더 버는 것 보다, 손해를 조금 피하기보다,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이성적으로 대처하는 눈을 키워주는 책이다.

 

 금융 지식에 관한 주제로 펼쳐진 콘서트가 아직도 내 귓가에 맴돌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울 문화 순례
최준식 지음 / 소나무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울 문화 순례

 

이 책에서 무엇인가 엄청난 것을 찾으려 했던 것은 아니었다.

각박한 세상, 힘들고 찌들어가는 내게 있어, 잠깐이나마 휴식이 되고, 그 휴식이 또한 약간의 교양을 쌓을 수 있는 방편이 되길 바라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나는 매일매일을 서울 시내를 관통하는 코스로 출근과 퇴근을 한다. 가끔씩 지하철에서 멍하니 노선표를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신기하다. 왜냐하면, 나는 알지도 못하는 문화재, 소위 '역사와 선조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문화재들을 내가 지하철을 내려 지상으로 올라가기만 한다면 만날 수 있다는 엄청난 특혜를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새로이 보급된 지하철 노선도의 명소 소개는, 그렇게 나에게 동경의 대상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 것 같다. 나는 지하철 밖으로 나갈 생각도, 그 문화재들이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해 전혀 궁금해 하지 않았으므로...

 

 문득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항상 지나다니는 이 곳이, 해외 또는 지방에 사는 사람이 그토록 보고 싶어하는 그것이라는 생각에 이르자 더 더욱 무안해지고 말았다.

 

 그렇게 이 책은 가볍게 시작해서, 무겁게 읽었던 책이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결코 무거운 내용이나, 어려운 서술로 씌어진 책은 아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결국 애초에 내가 누리고자 했던 휴식과 교양을 쌓을 수 있었으니까.

 

 내가 살고 있는 이 곳!

 한강을 유유히 유람하고, 그 물길을 따라 청계천에 이르면 어느새 사람들로 북적이는 광교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는듯 하였고, 그 길로 쭉 대로변을 나서서 서울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남산에 올라 잠시 땀을 식히는 상춘객이 되어 보기도 하였다. 남산을 내려와 경복궁을 거닐며 왕의 생각을 나도 흉내내 보았고, 그 앞 북촌에서는 양반님네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국사당에서는 신명나는 판소리 한자락을 들을 수 있었고, 종묘에 이르러서는 경건한 마음이 되어보기도 하였다. 인사동과 홍대를 오가며, 사람사는 냄새를 맡을 수도 있었다.

 

 마침 좋은 계절에 서울 유람을 나서며 들뜬 마음으로 내가 사는 한 자리, 한 자리를 내가 아닌 타인의 눈을 통해 바라볼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도 숨어 있는 책이었다.

 

 가벼움과 무거움이 공존하는 책!

 그러나 결코 가볍거나 무겁지 않은 책!

 

구경 한번 잘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은행 - 당신이 꿈꾸던 삶이 현실이 되는 곳
서민철 지음 / 리더스북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시간은행 - 꿈꾸던 삶이 현실이 되는 곳

 

'시간은행'

어쩌면 일생을 살면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 중에 하나다. 물론 현실에 존재한다는 가정하에 말이지만... 시간을 자신의 뜻대로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많이도 해본 듯 하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기에 그러한 소재로 만들어지는 책이나 소설도 숱하게 등장했겠지만...

 그러나 나나 여느 일반인들이 간과한게 있다. 시간은 어차피 각자에게 주어져 있는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쓰고, 어떻게 이용하느냐는 태어날 때부터 우리에게 있었다는 것이다. 단지 우리가 그것을 못 느끼고 살아가고 있거나, 그것을 적절하게 이용할 의지가 없었다는 것뿐...

 

 "시간이 은행에 예치된 돈과 같다면, 사막에 남겨진 물 한 병과 같다면, 당신은 적어도 지금처럼 살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카피문구가 있다.

 " 오늘 해내라. 불확실한 내일은 기대하지 말고."라는 문구도 있다.

이러한 말들은 어떻게 보면 읽는 이로 하여금 역정을 이끌어내는 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있어서도 이 말은 결코 유쾌하지 않은 말이었다. "누가 그걸 몰라서 그래?"라는 반문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소지가 있는 오만한 말이지 않은가?

 

 그래서 더욱 이 책의 존재 가치가 빛난다.

모두 아는 내용, 모두 아는 가치를 애둘러서 마치 그것을 몰랐던 사람으로 - 최소한 알고 있다는 오만함에 그것의 가치를 무시하지 않는, 백지위에서 다시금 그것의 가치를 떠올릴 수 있는 사람 - 돌아갈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어른을 위한 동화이다. 현실에서 충분히 볼 수 있는 가공의 인물을 내세워 시간의 가치를 깨닫는 과정을 참으로 맛나게 그려내고 있다. 지식이나 정보, 철학을 전달하는 책이 아니다. 어른을 위한 동화로써 이 책을 읽고 시간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면 이미 이 책은 한권의 책 이상의 가치를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우리가 몰랐던 가치에 대해, 우리의 오만함을 무장해제 시킨 상태에서 일깨워 주는 삶의 지침서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약산은 없다 - 2008 대표 에세이
김서령 외 41인 지음 / 에세이스트사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수필 "약산은 없다"



수필이라는 장르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참 읽기 쉬운 종류의 책으로만 알고 있었지, 그 관념 속에 내재된 근거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은 없다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되었다. 단순히 읽기 쉽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무엇이 나로 하여금 읽기 쉽게 느끼게 하는 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수필이라는 장르는 삶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모습을, 다양한 시각에서, 다양한 표현으로 담는 문학장르일 것이다. 그래서 정해진 틀도 정해진 룰도 없는 문학작품이다.



이 책, '약산은 없다' 역시 그러한 문학장르의 특성을 십분활용한 자유분방(?)한 책이다. 글쓴이가 마흔 두명이니 마흔 두가지 장르의 작품들이 나열된 박람회와 같다고 할까?

다소 몽환적(?)-글쓴이의 다양성이 미덕인 수필장르인 만큼 글을 읽는 독자의 받아들임도 다양함이 미덕이라고 생각한다-인 작품도 여럿 있고, 현실속에 금방 튀어나온-마치 동네 사랑방에 둘러앉아 옆집 김씨 이야기 하듯 하는 수다-살아있는 이야기들까지 정말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볼 수 있었다.



이 세상에 똑같이 생긴 사람은 없고, 더군다나 똑같은 삶을 사는 사람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의 이야기는 항상 신선하고, 항상 재미가 있다. 사람의 이야기는 굳이 개성을 논하지 않더라도 누구하나 개성없는 사람은 없다.

새삼 다시 언급하지 않아도 소중한 한 줄 어귀가 문득 떠오른다.

"수필은 잡탕이어야 한다. 잡식성이어야 한다."

"앞으로 수필의 모습은 소설적이어야 한다? 아니다. 그러면 그게 한 가지이지 어디 잡탕인가. 당신이 지금 쓰고 있는 그 색깔, 그대로 써라. 다만 지금 내가 흉내내고 있는 것 아니냐고 계속해서 물으면서 써라. 흉내낸다는 것은 하나로 흡수된다는 것이니 그건 개성의 함몰이고 작가의 죽음이다..."



삶 속에 사람이 있고, 그 사람 속에 이야기가 있다.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이 책을 보았고, 그리고 나는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