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 먹으면 트리플 5
장진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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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음과모음의 트리플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인 장진영작가의 《마음만 먹으면》을 읽었다. 소설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서 읽었는데 얇은 책에 세 편의 짧은 단편이 수록되어 있어 나눠읽기도 좋았다. 총 3편은 곤희, 마음만 먹으면, 새끼돼지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데 세편 모두 절대 가벼운 소재의 가벼운 소설은 아니였다. 


🏷 "포즈 같은 거야."선배가 말을 이었다. "네가 방금 머리를 그냥 뒤로 묶었던 것처럼. 너는 곤희를 돕는 것을 계기로 성장했다는 인상만 부장에게 남기면 돼." (14쪽)/곤희


++ 원칙주의자인 '나'의 판결 이후 아들을 잃은 여성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나'의 공명심을 순진하다고 여기는 선배의 권유로 부장의 시험(부장이 후원하는 보육원의 곤희라는 아이를 잠시 잠깐 보살펴달라는 요구)을 치르게 된다. 

스토리 구성도 독특하지만 곤희라는 인물을 통해 부장의 의도를 드러나게 하는 것도 흥미로웠고 특히 보육원에 곤희와 찾아갔을때 본 '꼬막'이라는 개에 대한 묘사와 선배와의 이상한(폭력적이고 가학적인)방식의 잠자리 묘사도 독특했다. 


🏷 마음만 먹으면. 그게 얼마나 허망한 말인지 나는 이제 수도 없이 배울 터였다. (70쪽)/마음만 먹으면


++ 정신과병동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다.  이야기는 두 갈래로 전개되는데 입원생활 초반의 화자는 어린 '나'로 자신의 딸과 이야기하는 성인 '나'로 나뉜다. 거식증이었던 자신과 주변 환자들을 무척 생소하게 묘사한다. 


마지막 편인 '새끼돼지'도 평범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주여성과 그를 둘러싼 가깝지 않은 친척과의 관계와 사건들을 조밀하게 풀어냈다. 특히 이주여성인 '호아'를 가족내 위치인 누구 며느리, 누구 아내로 호칭하는게 아니라 '호아'란 이름으로 모두들 명명하는 것이 그를 배타적으로 여기는 것을 나타내는 듯 했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사촌오빠의 아내가 낳은 아들(하엘)을 돌보는 주인공과 남편, 어린 딸의 행동과 말을 보며 그 이면에 어떤 마음일지 생각해보게 되며 누구보다 하엘에게 관대하고 자상했던 남편이 하엘 뜻박의 당황스런 행위(?)를 보게되고 그를 대하는 것이 달라지는데...


소설속에 담겨진 요소들이 다양하다보니 단번에 무엇을 말하려하는지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기가 다소 어려웠으나 책의 후미에 쓰여진 평론을 읽고 좀 이해가 되었다. 특히 나의 가치관이나 평소 경험의 깊이와는 괴리가 있어 입에 안맞는 사탕을 입에 넣고 먹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장진영이란 젊은 소설가는 앞으로 기억할 것 같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히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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