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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발칙한 사생활 - 우리 곁 식물들의 영리한 생존전략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장은주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5월
평점 :
"식물은 거꾸로 선 인간이다"_아리스토텔레스
이 말이 무척 인상 깊게 다가오는 책.
길가에서 자라나는 식물을 눈 여겨 본 적이 있으신가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는 동안 우리 곁의 식물들은 부지런히, 조용히 자기 몫의 일을 하고 있답니다.
그 모습은 사람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이 책의 저자 '이나가키 히데히로'님은 일본의 대표적인 식물학자이자 농학박사이며 가장 인기있는 과학 저술가 중 한 분이십니다. 잡초생태학도 전공하셨다 하니 식물들의 사생활을 누구보다 잘 들여다보고 계신 분이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의 제목을 보고 조용해 보이는 식물에 '발칙함'의 면모가 있을까 싶었는데 한 장 한 장 읽어가면서 우리 인간들보다 더 치열하게 생존을 위해 분투하며 전략을 세워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삶이 고될 때면 이렇게 경쟁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
앞만 보고 가야 하는 걸까? 우리만 이렇게 힘든 건가??하는 의문이 들곤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가만 멈추어 자라거나 평온하게 흔들리는, 수동적인 캐릭터로 보이던 식물들이 실은 어마무시한 분투를 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실 거예요.
작가님은 우리가 무엇보다 미용과 건강에 관심이 많다는 걸 꿰뚫어보시고 그 이야기부터 풀어가시는데요. 우리가 피부와 신체건강을 위해 가까이 하고싶어하는 '항산화물질'이 실은 식물이 생존을 위해 날마다 개발해내는 무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식물들이 독과 균을 사용하는 전략들을 보며 인간사와 별반 다르지 않구나, 혹은 너무 많이 닮아 더 고달플 것이라는 생각에 겸허해지기도 합니다.
식물이야기를 한 장 한 장 읽어가다보면 어느새 책이 끝나가는데요. 지구별에 사는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지십니다.
책을 덮으며 식물이 더이상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누구보다 큰 교훈을 주는 스승님으로 느껴졌습니다. 식집사와 숲체험 수업 또는 채식과 건강에 관심 ㅣ있으신 모든 분들께 1독을 권해드립니다.
@문예춘추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쓴 서평입니다.
@hermann0804
만일 우리가 우연찮게 식물의 세계로 발을 디뎌 식물의 말과 생각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과연 식물의 어떤 삶과 마주하게 될까?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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