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역대 황제 평전 - 소통하는 지도자는 흥하고 불통하는 지도자는 망한다 역대 황제 평전 시리즈
강정만 지음 / 주류성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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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잘 읽었습니다. 명나라 황제사를 중심으로 한국사와도 결부시킨 설명을 곁들이고 나쁘지는 않았지만, 종종 보이는 잘못된 정보 서술과 오타는 미간을 찌푸려지게 만들었습니다.
108페이지에서 보면 이방원의 왕자의 난도 설명한 부분이 나옵니다만 태조 9년(1400)과 태조 10년(1401)이 어떻게 나올 수 있나요? 태조는 1398년에 이미 방번과 방석 두 왕자를 잃고 왕위에서 물러났으니 1400년과 1401년은 태종 이방원의 형인 정종 이방과가 왕위에 앉아있던 때입니다. 너무 중국 명청사에만 매진하다가 한국사의 기본 흐름을 놓친 건가요? 또 140~141페이지에는 홍희제 주고치와 주고후를 헷갈려서 서술해놓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신경을 제대로 안 쓴 건가요? 황제를 지냈던 주고치가 조카한테 참살당했다니요? 읽다가 황망스러워서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각종 띄어쓰기와 문법 틀린 부분이야 그러려니 해도, 기본적인 사실관계 서술에서 이런 식이라면 솔직히 저자가 무슨 생각으로 이랬나 싶은 생각밖에 안 듭니다. 252페이지에는 정사에서는 무종의 생모를 정황후로 기록하고 있다는데, 그럼 무종 주후조의 생모가 정금련으로 정식 역사서에 기재됐다는 말은 아니죠?
뒤쪽 부분에 가면 일본인들의 이름이나 지명을 일본식으로 쓰지 않고 종설겸도(宗設謙道)니, 원강서좌(鴛岡瑞左), 석전삼성(石田三成), 우희다수가(宇喜多秀家), 대판성(大阪城) 이런 식으로 쓰면 사람들이 잘 알기가 힘듭니다. 게다가 류성룡의 성씨를 柳에서 劉로 바꿔서 써놓은 부분은 실소를 금하기 힘들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성씨 왜곡은 하지 말았어야죠. 그리고 앞부분에 정난의 역을 서술한 부분에서도 갑자기 周씨가 나오는 이유가 뭔지요? 명나라 황실의 성일 朱씨 말고 번왕이 된 사람이 있다는 건가요?
좀 세세하고 꼼꼼히 책을 살펴보고 출판을 하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제 나름대로 명나라 역사를 탐독하고자 읽었는데 이런 신경쓰지 못한 부분들이 너무 눈에 거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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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집] 여자친구 - GFRIEND THE 1ST PHOTOBOOK '여자친구' - 포토북(188p)+메이킹DVD+엽서(1종)+포토카드(1종)
여자친구(GFRIEND) 노래 / 지니(genie)뮤직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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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후회 안 했다 역시 여자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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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세계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곽복록 옮김 / 지식공작소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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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20세기 유럽의 역사에 관심이 많은 본인은 이 책의 앞부분, 그러니까 슈테판 츠바이크의 어린 시절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기억나는 것이 별로 없다. 기껏해야 성적으로 숨기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던 풍속,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모두가 진보의 힘을 믿으며 힘차게 나아가던 긍정적인 `이성의 시대`의 모습을 서술해 놓은 것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던 당시의 모습을 서술한 것이 인상깊었다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인 프란츠 페르디난트와 소피가 세르비아에서 암살었다는 소식을 공원에서 접하게 되지만 어느 누구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빈 시민들의 일상 생활은 여전했으며 슬퍼하는 사람조차도 찾기 힘들었음을 츠바이크는 증언한다. 그리고 1871년 프로이센-프랑스 전쟁 이후 이렇다할 전쟁이 없이 평화 속에 젖어 지냈던 유럽이 1차 세계대전의 대재앙 속으로 쓸려 들어가는 모습이 잘 서술되어 있다. 츠바이크는 1차 세계대전의 각국 동원령이 내려지던 무렵 벨기에에서 휴가를 보내다 뜻하지 않게 전시법을 어기며 중립국 벨기에 침공을 시작하는 독일군의 모습을 본다. 그는 병사로 징집되는 대신에 전쟁자료과에서 근무하였으며 이 대전쟁 중에 동맹국과 협상국 사이에 적대감이 불 붙듯이 커지고, 서로를 비난하며 모든 것을 초토화시킬 기세로 옮아간 전쟁의 참상을 기록한다. 그리고 전쟁 중에 스위스로 가게 된 그는 중립국이던 스위스에는 오스트리아-독일에서도 전쟁 이전까지는 당연한 일상이던 평온함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보고 전쟁으로 인해 모든 물자가 부족해지고 초토화된 조국 오스트리아와 비교하며, `국경을 가르고 있는 강의 물고기들도 저 쪽에선 교전 중이고, 여기서는 중립인 것 같다`고 말한다. 츠바이크는 스위스에서 프랑스인 작가 로맹 롤랑과 전쟁의 참화에서 고통받는 많은 지성인들을 직접 목격하고 평화를 위한 활동을 한다. 결국 1918년에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오스트리아로 돌아가던 츠바이크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제국의 마지막 황제인 카를이 기차를 타고 국외망명을 떠나는 것도 목격한다.
츠바이크가 어려서부터 자라오고 당연히 여겼던 오스트리아-헝가리 군주국은 이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히틀러의 발호 이전까지 츠바이크는 다시 나름의 안정적인 삶을 되찾으며 잘츠부르크에 거주하였다. 그런데 이곳은 바로 아돌프 히틀러의 별장인 남독일 베르히테스가덴의 근처였고, 이 오스트리아의 실패한 화가 출신인 히틀러가 반유대주의를 공공연하게 부르짖으며 독일에서 정권을 공고히 해나가는 모습까지 목도하게 되었고 마침내 오스트리아가 위협에 처한 1934년에 유대인 혈통인 츠바이크는 위협을 피해 그의 조국을 떠나게 된다. 1938년 3월에 오스트리아가 독일에 완전히 합병됨에 따라, 그는 무국적자가 되어 영국에서 살아야 했고 코스모폴리탄적인 삶을 일찍부터 동경해왔으나 막상 조국을 잃게 된 후에는 국적이 없이 상대국의 `호의`에 의해 겨우 살아가며, 이 호의는 언제라도 철회할 수 있는 것이라 삶 자체가 가시방석처럼 된 무국적자의 설움 또한 잘 표현하였다.
결국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뒤 전보다 훨씬 비인간적인 전쟁까지 목도하게 된 슈테판 츠바이크의 삶은 결코 순탄치 못했음을 잘 살펴볼 수 있다. 1914년 이전 진보와 이성의 힘을 믿으며 끝없는 진보를 통해 전 유럽과 인류가 하나가 될 꿈을 꾸던 츠바이크는 순식간에 야만적인 광기로 얼룩진 세계사의 전환기를 겪게 된 것이다. 이러했던 `어제의 세계`를 넘어, 전 인류가 서로 평화롭게 공존할 세상은 과연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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