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메르타 할머니 시리즈
카타리나 잉겔만 순드베리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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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과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로 처음 접했던 스웨덴 작가의 소설. 심각한 사건의 중심에 선 주인공을 앞세워 이야기를 전개하면서도 코믹코드를 잃지 않는 스토리 구성과 주인공및 사건 중심인물의 여유있는 막장 대처및 사회풍자가 이 책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 작가의 소설에서도 그대로 느껴진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우리 선조의 지혜가 담긴듯...현대를 너무나 바쁘게 살고 있는 우리들, 삶을 뒤돌아볼 여유도 없이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아야만 하는 우리들에게 던져지는 메세지의 무게감이 잘 어우러져 있다. 

'무엇을 위해 살고있나?', '누구를 위해 살고있나?' 라고 스스로 자문하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뒤쳐져도 괜찮아', '실수해도 괜찮아' 라고 말해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나 자신과 내 가족의 행복을 우선순위로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인생 목표가 되어야 하는게 아닐까? 라는 메세지를 받는 것은 나만 일런지?...

79세의 노인인 메르타 할머니와 같은 요양소 생활을 하고 있던 70대 80대 노인들의 요양소 복지정책의 불평을 표출하는 이야기 구성이 흥미롭다. 대한민국에선 아직 낯선 정부의 노인복지정책 이지만 이들에겐 익숙한 복지정책이 되었고 그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부분으로 보여져 부러운게 사실이다. 
"베이비부머, 고성장 시대의 노동자, 희생자인 그대들이여! 편안한 노후 복지를 즐겨라!" 이러한 정부정책에도 불구하고 강도가 된 후 붙잡혀서 감옥에 가는 것이 더 나은 복지를 찾아가는 것이라 믿고 행해지는 이야기 구성이 신자유주의 국가에서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 살아온 우리들...아니 나에겐 받아들이기가 쉬운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잘 정착 되있다고 들어온 북유럽 스웨덴의 노인 복지 정책에도 그들 나름대로의 불만과 사회적 노인문제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책 내용 중에서는 정년을 정해놓고 나이가 찼으니 이제부터는 일하지 말고 죽을때까지 마냥 티비나 보고 적당한 음식에 휴식만 하게 하는 구세대적인 노인 요양소 운영 발상에 정면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뭐라고! 노인들이 지내는 요양소 운영비를 절약한다더니 그 돈으로 체력 단련실을 지었다고! 노인들이 벌써 몇 번이나 노인용 체력 단련실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던가! 운영진은 번번이 거부했지! 메르타는 문을 발로 차버리고 싶어 한 발을 들었지만(그 나이에는 조금 위험한 행동이었다. 이내 생각을 고쳐먹고 대신 등을  마치 고양이처럼 잔뜩 웅크린 채 불끈 쥔 두 주먹을 허공에 흔들며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욕들을 다 꺼내 한바탕 퍼부었다. 그렇게 많은 욕들을 알고 있었다니! [이 더러운 돼지 새끼 같은 놈들, 어디 두고 보자. 기다려 다오, 제발!]"

그리고, 우리에겐 아직 허락되지 않은 노인복지.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복지 정책 문제를 아래와 같이 해결하기를 희망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모든 노인 요양소는 - 적어도 - 국가의 교도소에 적용되는 동일한 규정에 의해 시설이 갖추어져야 한다. 나아가, 모든 요양소에는 컴퓨터가 갖추어져야 하며, 또한 미용사와 발 마사지 전문가가 상주해야 한다. 즐거운 외출과 몸 관리 또한 요양소의 의무 사항에 포함되어야 한다. 

모든 요양소의 관리자는 요양소 내에 자격을 갖춘 인원이 일하는 독자적인 취사 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이르 통해 신선한 재료들을 사용해 직접 음식을 조리하여 공급해야 한다. 또한 식전 위스키, 포도주, 샴페인은 그것을 원하는 자들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요양소 거주자는 언제든지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는 자유를 가져야 하며,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건강 보조 기구와 체력 단련실은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되어야 하며, 각 요양소에는 전문 트레이너가 상주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커필를 마실 수 있어야 하며, 또한 케이크나 과자 혹은 브리오슈를 원하는 경우 이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정계에 입문하려는 자는 남자든 여자든, 적어도 6개월 동안 노인 요양소에 와서 일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

우리에겐 꿈 같은 일일지 모르나, 그들에겐 현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는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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