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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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를 읽고 드는 의문...

왜 진실은 아직도 왜곡되어 있는가? 책이 발행된 2014년에도...아니 이미 그 이전, 광주를 겪어온 그 분들은 알고 있는 그 진실...일개 소설가도 알아본 후 책에 수록할 수 있었던 그 진실....그 1980년 광주의 진실, 2017년에야 드러나고 있는 진실은 과연 언제쯤...


"1980년 5월 광주에서 시위가 확대되었을 당시, 군은 거리에서 비무장 시민들을 향해 화염방사기를 발사했다. 인도적 이유로 국제법상 금지되어 있던 납탄을 병사들에게 지급했다. 박정희의 양아들이라고 불릴 만큼 각별한 신임을 받았던 전두환은, 만에 하나 도청이 함락되지 않을 경우 전투기를 보내 도시를 폭격하는 수순을 검토하고 있었다. 집단발포 직전인 5월 21일 오전, 군용 헬기를 타고 와 그 도시의 땅을 밟는 그의 영상을 보았다. 젊은 장군의 태연한 얼굴. 성큼성큼 헬기를 등지고 걸어와, 마중 나온 장교와 힘차게 악수를 나눈다." - 에필로그중


한강, 그는 소설가이다. '소년이 온다'는 소설이다. 그러나 '소년이 온다'는 소설로 읽혀지지 않는다!


한강, 그의 표현 방식은 쉽지 않다. 전지적 작가의 관점에서 써내려간 인물들의 시점. 여러 인물들의 시점에서 각각의 인물이 표현하고 있는 '나' 또는 '너' 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나', '너', '그녀', '그들', '우리', '당신' 등으로 표현된 소년 동수, 정대&정미 남매, 은숙, 성희언니, 그리고 어머니...


80년 5월 광주 소년 동수는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들을 정리하는 일을 돕는다. 어디선가 계속 실려 날라지는 무수한 시신들...80년 5월 광주의 현장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소년이 주인공인줄로 알고 보다가 어느샌가 넘겨져 있던 죽은 정대의 시점...그리고 5월 광주 이후에도 계속된 그들의 만행을 겪은 은숙의 시점이 복합적으로 그 군사정권의 막무가내 탄압(취조, 고문)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살아내고 있는 현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 탄압이 육체적인 탄압에서 사이버, 정신적 탄압으로 진화되었을뿐...


마무리 시점에 소년을 잃은 어머니의 절규는 독자의 북받쳐 오름을 참아내기 힘들게 만든다. 아무 죄 없는 그 엄마, 그 엄마들의 절규!

"내 아들을 살려내라아. 살인마 전두환을 찢어죽이자아. 정수리까지 피가 뜨거워지게 소리 질렀다이. 경찰들이 비상계단으로 올라올때까지, 나를 들쳐메고서 입원실 침대에 던져놓을 때까지 그렇게 소리 질렀다이. 다음에도, 그다음에도 그렇게 만나 싸웠다이. 헤어질 적마다 엄마들끼리 서로 손을 잡고 어깨를 쓸고, 누을 들여다봄스로 다시 보자고 약속을 했다이. 없는 살림에 추렴을 해서 전세 버스를 맞추고 서울 집회에도 올라갔다이. 한번은 모진 놈들이 우리 버스 안에 사과탄을 던져넣어서 한 엄마가 숨을 못 쉬고 쓰러졌어야. 모두 다 잡혀 전경차에 실려갔을 적에, 그놈들은 한적한 국도변에 한사람 떨어뜨려놓고, 한차 가다 또 한사람 떨어뜨려놓고.....그렇게 우리를 다 흩어놨어야. 나는 지리도 모르는 갓길을 따라 걷고 또 걸었다이. 다시 우리들이 모여서 서로 등을 문지를 때까지. 추위에 퍼레진 입술들을 들여다볼 때까지."  ......


스쳐지나는 생각이지만 묵직하게 다가오는 또 하나의 사건 '세월호'...얼마나 많은 역사적 사건들이 왜곡된 진실로 묻혀져 가고 있는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 아니 개인의 인권이 회복되어지기 위해서! 꼭 진실이 밝혀져 많은 이들의 분노를 조금이나마 위로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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