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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도 꽃이다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6년 7월
평점 :
수 년 간의 취재와 작가님의 사회를 보는 통찰로 바라본 교육의 현실을 바탕으로 한 조정래 작가님의 2016년 신작 풀꽃도 꽃이다.
"연간 40조를 넘는 사교육 시장의 병폐는 누구의 책임일까. 그건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정부의 책임이고, 교육계의 책임이고, 사회의 책임이고, 학부모의 책임이다. 이제 이들 모두가 똑같이 공동 책임을 지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으면 우리의 내일은 점점 나락의 길로 치달아갈 수밖에 없다." 는 작가님의 서문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을 읽고 내 자녀가 살아가야 하는 비참한 현실 세계를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노력과 함께 빠른 변화를 만들어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작가님의 집필의도가 이러한 공감대 형성이 아닌가 싶다.
"오늘 도 여러분들의 기분이 어떨지 잘 알고 있다. 긴 말 하지 않겠다. 단, 성적보다는 인간의 가치를 더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기 바란다." p.27 이와 같은 주인공 강교민의 말 속에 참교육의 의미와 작가님의 소망..우리의 소망이 담겨 있음을 볼 수 있다.
"학교 교육의 가장 큰 잘못은 시험 점수만으로 학생의 능력을 규정하고 속단하는 것이다. 학교를 다니는 것은 지식을 쌓는 것만이 아니라 한평생 신명 나게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해 내기 위해서다. 이 세상에 귀하고 천한 직업은 없다. 도둑질과 사기가 아닌한 그 어떤 직업이든 소중하고 존귀하다. 성공한 인생이란 자지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고, 그 일을 한평생 열심히 즐겁게 해나가고, 그리고 사는 보람과 행복을 느끼며 노년을 맞는 것이다. 인생은 연극이다. 그런데 그 연극은 극작가도, 연출가도, 주인공도 자기 자신이면서, 단 1회의 공연일 뿐이다. 이 세상에 문제아는 없다. 문제 가정, 문제 학교, 문제 사회가 있을 뿐이다." p.49 교육가 닐의 말을 인용한 강교민의 교육 방식에서 이 구절이 절로 내 마음속에 콕 콕 박히는 것은 내 자신이 겪었던 중,고교 시절의 번민이 떠오름 이었기 때문 이리라. 소설속의 강교민선생 같은 담임을 만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고 우리 아이들에게 만큼은 그러한 선생님을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야함을 시사하는 것이리라 보여진다.
"존경? 공교육 무너진 지가 오래라네." 중략
"...학원비는 학원비대로 무지막지하게 들고, 아이들은 사교육에 쓴 물을 내며 우리 애처럼 골치 아프게 병들고....., 뭐 이런 미친 나라가 다 있는지 모르겠어, 빌어먹을." p.81 강교민과 그의 절친 유현우가 나누는 대화에서 미친 대한민국의 교육현실과 유현우의 아들의 문제가 곧 내 아이의 문제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같은 교사로서 학생의 문제를 들고 강교민을 찾아온 이종사촌 동생 이소정과의 대화속에서 천민자본주의...돈으로 오염된 아니 인간의 본능을 말하며 사마천의 [사기]를 인용한 문구가 눈에 띈다.
"자기보다 열 배 부자면 헐뜯고, 자기보다 백 배 부자면 두려워하고, 자기보다 천 배 부자면 고용당하고, 자기보다 만 배 부자면 노예가 된다." p.241 이러한 인간적 본능의 사로잡힌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교육현실속에 아이들이 물들고 병들어 가난을 근거로 왕따를 시키고 폭행을 일삼는 현실을 꼬집고 있다.
사교육 시장의 최고 열풍인 원어민 영어교육! 그 최고 정점인 A급 학원 원어민 교사의 자격조건을 보자면...
"신체 조건이 A급이라는 건 그걸 말하는 거냐?"
"그렇지. 너와 나처럼 백인, 파란 눈, 금발!"
"체, 한국에 와서 조상 덕 보게 생겼네." p.396
영어 교육에 열성을 내는 부모 입장으로서 백인, 파란 눈, 금발의 원어민과 흑형(공인 교육자 자격증소지자) 원어민의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면 내 자녀를 위한 나의 선택은 어떠할 것인가?
무엇이 백수로 놀던 교육자 자격도 없는 이들이 원어민 교사로 일하기 위해 한국으로 달려가는가.. 는 그 다음 페이지에 연결되는 대화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다음 수입이 아주 알차서 본업을 압도하고, 비웃을 정도지. 그게 바로 네이티브 스피커 아르바이튼데, 주로 대학생들을 상대로 해서 회화 실력을 기르기 위해 대화를 하는 건데, 한 시간당 7만 원에서 10만 원이야. 보수는 그날그날 현찰로 받고. 그 아르바이트를 오전 9시부터 시작해 오후 1시까지. 네 시간씩 하는 거야." p.397
2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