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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샹보 거리
가브리엘 루아 지음, 이세진 옮김 / 이상북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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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디서 많은 봤던 작가다 했더니

몇 년 전 느낌표라는 프로그램에서 선정한 <내 생애의 아이들>이

그녀의 작품이었다. 

사람들이 다 사는 책과 사람들이 다 보는 영화는

절대 공유하지 않는 비비꼬인 심사 탓에

별로 신경쓰지 않았던 작품이었다.

 

헌데 표지가 예쁘고 딱딱한 감촉도 싫지 않고

뭐- 세월이 많이 흘러 세상 관심 밖으로 밀려난 작가이기에

한 번 쯤 봐줘야 한다는 의무감도 있고 해서

들추기 시작한 책.......

 

소풍을 갈 때마다 보물 찾기에서 한 번도 보물을

찾아보지 못한 아픈 기억이 되살아 났다.

왜?

땅속 깊이 묻혀 있던 보물을 캔 느낌이었으니까.

초기작이어서 그랬을 수도 있고

단편집이어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18편의 단편은 프티 아가씨를 연결끈으로

줄줄이 하나가 된 장편과 다름없고

초기작이라고 하기엔 너무 절묘한 비유와 담담한 시선과

유머와 눈물이 어우러져 있어

행복한 미소를 절로 머금게 한다. 

캐나다에 사는 프랑스 가족의 꼬마 아가씨

식민지청에 근무하는 아빠와

어딘가 비현실적이면서도 생활력 강한 엄마,

고집세고 사연 많은 8명이나 되는 언니 오빠,

황량한 빈터에 하나씩 둘씩 들어와 집을 짓고 이웃이 된

세계 각국의 이민자들이 

어우려져 만들어내는 행복과 슬픔과 모험과 인생이

참 우리네 사는 인생을 돌아보게 한다.

꼬마의 머리에서 나오는 생각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어른스러운 

깨달음들을 거쳐 우리의 주인공 아가씨는 어느 사이 어른이 되고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선 어엿한 교사가 되어 황량한 붉은 도시에 부임을 한다.

이제부터 그녀가 경험하는 일들은

다시 한 편의 작품이 되어 이미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내 생애의 아이들>

 

........ 그래서 어느 사이 나는 그 책을 들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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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탄생 - 한 아이의 유년기를 통해 보는 한국 남자의 정체성 형성 과정
전인권 지음 / 푸른숲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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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리뷰가 올라왔고, 거기에서 칭찬한 이 책의 장점들에는 동의한다. 남성들의 갇힌 세계와 그 세계에서 반복 양산 되는 한국 남성의 시스템 분석이 매력적이었다. 다만 한 가지, 이 책의 목표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한국을 대표한다고 생각되는 평범한 (?) 한 남성의 개인사를 통해 조명해 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정체성을 조명하는 수단이, 다시 말해 패러다임이 서양적이라는 사실이 자꾸만 눈에 거슬렸다.

저자가 사용하고 있는 페러다임은 크게 두 가지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한 가지가 정신 분석이고 또 하나가 기독교이다. 물론 이 자리에서 패러다임의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을 것이다. (감히 어떻게?!) 다만 동양적인 문화를 서양의 패러다임에 억지로 짜맞추어 넣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고, 남성의 세계와 여성의 세계라는 책 전체를 일관하는 이분법적 사고 역시 이런 서양식 도구에서 나오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절반까지는 흥미진진한데 후반부부터 자꾸만 반복되는 느낌이 드는 것 역시 그 원인이 이에 있지 않을가 생각되었다. 보다 동양적인 내음을 풍기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배태시킨, 그래서 거꾸로 한국인의 정체성에서 나온 페러다임의 제시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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