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멤논의 딸
이스마일 카다레 지음, 우종길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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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우리의 아픔이 아니라 그들의 아픔이었다.
 
20여년 전 쯤에 한 참 동독 문학에 관심을 가졌었다.
그 보다 더 전엔 고리끼와 러시아 혁명, 그들의 건조하고 비문학적인 문학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었다.
혁명이 주는 희열과, 실패한 혁명의 썩은 살점을 도려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크리스타 볼프의 안타까운 몸짓을.
어느 사이, 우리는 인민이라는 단어와 전당 대회라는 단어가 낯설디 낯선,
장벽이 무너지고 나서 생긴 각종 문제들마저 까마득하기 그지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늘 문제는 넘쳐흐르고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민초의 삶은 편안하지 않다.
그럼에도,
책 속 그의 외침은 너무나 절절하고 아프지만
그것은 더 이상 나의 아픔이 아니었다.
공감할 수 없는 아픔........ 
아가맴논의 딸과 수잔나의 직접적 비유가 억지스럽게 느껴진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편치 않다. 어둡고 답답한 감옥 같은 삶은 가슴을 답답하게 만든다. 
감옥에 있지 않아도,
대명천지를 활보할 수 있어도
우리의 삶도 그리 녹녹치 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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