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오십 퍼센트에서 만족하고 살자."
존재하지 않는 무덤에 대해 아쉬워하거나 하지 않으며 첫째와둘째가 지난 십 년을 반추했다. 단조로운 방식으로 괜찮은 십 년이었다. 그 십 년을 기념하는 게 나쁜 생각은 아닐 거라고 드디어합의에 이르렀다.
- P3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 가버려. 네가 여기 머물면 불바다가 되어버릴 거야."
나마카가 말했다.
"하지만 언니, 나는 이 섬을 사랑해."
"가야 해. 다른 섬을 찾아. 너는 불에 끌리고, 불의 섬이 너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펠레는 여행의 불가피함을 받아들였다. 나마카의 곁에 남은 사람들이 있었고, 펠레를 따라 떠나기로 한 사람들이 있었다.
『심시선이 읽어주는 하와이 신화』(1989)에서 - P8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정은 웃기만 하고 명준을 벽 이상으로 승격시켜주지는 않았다. 괜찮은 벽이라니, 어이가 없었지만 받아들이기로 했다.
"숙소에 돌아갈 때 좀 다정하게 들어갈까? 팔짱이라도 끼고?"
"그래, 그 정도는 해줄게."
명준은 집에서 가까운 스케이트장이 어디였는지 떠올렸고, 난정은 날에 녹이 슬어 첫 스케이트를 버려야 했을 때를 떠올렸다.
단단하고 흰 신이었는데 버릴 때 마음이 아팠었다. 이제는 빌려신어야겠지. 그래도 좋을 것이다. 두 사람의 마음속에 차갑고 기분좋게 스쳐 흐르던 생각들은 햇빛에 곧 녹고 말았다. 다시 떠올라도 떠오르지 않아도 괜찮을 것이었다.
- P23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는 상태로 살아왔으니, 어떻게 죽는지 모르고 또 죽을 것이다. 도중에 가슴이 터져 죽어버리지 않은 것은어린 자식들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와서는 그것도 아닌 것같다. 먼저 죽은 사람들 때문이었다. 애도에서 다음 애도의 웅덩이로 텀벙텀벙 걸으면서도 다 놓아버리지 않은 것은, 내가 먼저죽은 사람들의 기록관이어서였다. 남은 사람이 기록하지 않으면아무 소용도 없을 테니까. 어떤 의미로는 친구들에게 져 술래가된 것이다. 편을 먹고 내게 미룬 채 먼저들 가버렸다.
- P23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맘껏 떠드는 우리끼리 손잡고, 함께 떠들며 더 멀리 더 넓게 나아가면 좋겠다. 나는 그저 여성인 당신과 손잡고 싶다. 더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일상이 존중받기를 바라며 여성 아닌 당신에게도 손 내밀고 싶다. 여성이 아닌 당신도, 따라서 모두가 여성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 P17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