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일곱번째봄을살고있는사람누군가의 딸로 태어나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어 한평생을 살아온 사람우리네 어머니같은 #이옥남 할머니일곱살부터 지금까지도 밭에서 일하며 투둑새(비둘기) 소리에 마음이 설레는 봄부터 옥수수씨 심고, 콩 심고, 깨씨 뿌리고 잡초 뽑고 버섯 따며 밭과 같이 세월을 보내신 분이다계집아이는 글을 배우면 안된다고 해서 오라비의 어깨 너머로 본 글자를 아궁이 앞에서 재로 그리며 스스로 배웠다 할머니는 남편이 살아있을 때 글자를 아는 척도 못했던 설움 많던 여자의 삶을 살아 남편 죽고 시어머니 돌아가신 뒤에 도라지 팔아서 산 공책에 일하고 난 뒤 글자를 썼더란다 그 세월이 30년, 그 글이 이 책이 되었다열일곱에 시집와서 아들 둘, 딸 셋을 키우건만 남편은 평안남북도로 돈 벌러 가서는 돈 안 벌고 그냥 바람만 피고 돌아와서도 매일 외상술만 마신다 할머니는 외상술값을 갚느라 남의 집 김매 주고, 품을 팔았다 남편도 죽고 하나 남은 말동무도 죽고 동생들도 먼저 가거나 치매로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이야기가 하나하나 담겨 있다 하루도 일손이 쉴 날이 없건만 잡초는 무정하게도 자라 있고 땅은 호미가 들어가지 않을만큼 단단하고 거칠기만 하다동네 사람에게 자식이 먼 데 산다고 업신여김도 당하고 분하기도 하다만 일기에 쓰면서 속으로 삭힐 뿐 어쩌랴자식은 늘 그립고 왔다 간 후에는 허전해서 더 그리운 할머니새 우는 소리만 들어도 같이 슬퍼지고 벌써 동갑은 먼저 가고 혼자 남았는데 왜 이렇게 오래 사는 건지 걱정이 된단다첫 장부터 우리 엄마도 생각나고 우리 시어머니도 생각나서 먹먹하고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이 든다 자주 찾아뵈어야지, 하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기를 여러 번이번 주말에는 꼭 찾아뵈어야지손주들 보여드려야지 마음 먹는다#북스타그램📚#아흔일곱번의봄여름가을겨울#이옥남할머니#첫번째북펀드북#누군가의딸로태어나아내가되고엄마가된사람 #우리네어머니의모습#날마다일하고집에돌아와쓴일기#30년일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