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하는 약속
신진희 지음, 윤문영 그림 / 예림당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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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들을 읽는 내내 가슴에 하나 하나 와닿았다. 큰 약속에 대한 소중함 뿐 아니라 작은 약속에 대해서도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며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 평소 시간 약속에 대해 철저한 편이지만 아이들의 사소한 약속에 대해서 얼버무리고 소중히 여기지 못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17명의 명인들의 짧막한 이야기 속에서 그들이 어떠한 약속을 지켰는지, 약속으로 인해 성공할 수 있었던 성공담을 적고 있다.

동지의 딸의 생일에 꼭 가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일본 헌병에게 잡힐지 모르는 위험을 뒤로한채 아이의 생일을 축하해주러 가는 안창호의 예화는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엄청난 손해를 보면서도 거래처와의 신뢰 때문에 교량교 공사를 강행한 정주영의 의지가 대단하다. 자신의 전 재산과 친지와 부사장의 재산을 바치고 빚을 져서까지 고객과의 약속을 지킨 정주영은 20년 동안 빚을 갚아 나갔으며 약속을 꼭 지키는 현대건설에 공사 주문이 계속 들어온다. 살아 있을 때 정주영은 "흔히 사람들은 돈이 없어서 사업을 하지 못한다고 말하는데, 제 경험에 의하면 돈보다 신용이 훨씬 중요합니다. 자신의 사업 계획이, 자신의 과거가 주위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다면 돈의 많고 적음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신용이 곧 돈입니다." 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고 한다. 주의에 사업을 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하나같이 신용이 큰 재산이라고들 말을 한다. 바로 눈앞의 이익이나 손실 때문에 약속을 어기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카타리나 지겔로 라는 여인은 남편 바사 공작이 반역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종신형을 받자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한 몸이라는 뜻의 '모르 솔라'가 씌여있는 반지의 맹세를 지키기 위해 남편을 따라 감옥에 들어가기를 애원한다. 그녀의 불굴의 의지를 꺾을 수 없어 허락을 하고 남편과 한방은 아니지만 멀리서나마 남편을 지켜보며 다른 여죄수들과 생활을 하다 17년이 지나 에릭 왕이 죽고 바사 공작이 풀려나고 카타리나도 풀려나게 된다. 요즘처럼 백년가약을 맺는 결혼의 맹세를 어기는 이혼하는 부부들이 많은 이 시대에 경종을 울리는 듯 하다.

가난한 화가 뒤러와 친구 한스는 성실히 일하며 공부를 하지만 두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정말 힘이 든다. 번갈아 가며 일을 해서 공부를 하자는 뒤러의 제안에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기뻐하며 서로 먼저 공부를 하라고 하다 한스가 먼저 일을 하게 된다. 일을 하는 한스를 위해 열심히 공부를 마친 뒤러가 자신의 그림을 팔아 한스의 공부를 도우려고 탄광에서 일하는 한스에게 갔고 한스는 뒤러를 위해 기도를 하고 있는 중 일로 인해 손이 굳어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된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게 된다. 한스는 뒤러가 훌륭한 화가가 됐고 자신은 훌륭한 광부가 되었으니 그걸로 됐다며 열심히 공부해 준 뒤러를 격려한다. 한스와의 약속은 뒤러의 작품 하나 하나에서 아름답게 빛난다. 너무나 아름다운 친구의 우정이다.

 

이 책은 왕따를 이겨내기 위해 1등을 한 당찬 소녀 박원희, 언어의 장벽을 깨려고 노력한 축구선수 박지성, 걸어서 셰계를 누빈 여행가 한비야, 손해를 보면서도 약속을 지킨 사업가 정주영, 부르튼 발에서 감동을 만든 발레리나 강수진,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꿈을 주는 배우 김혜자, 관객을 위한 마음으로 노래를 부른 가수 임형주, 나비와 함께 묵묵히 제 길을 걸어간 학자 석주명, 감옥에 있는 재소자들에게 사랑을 베푼 여인 캐서린 로웨스, 장애를 이기고 커다란 울림을 만든 음악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 앞 못보는 이들에게 의지를 심어준 설리번, 친구를 찾기 위해 히말라야를 등정한 산악인 엄홍길, 사랑을 위해 스스로 감옥으로 들어간 여인 카타리나 지겔로, 우정의 힘으로 명화를 그린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 작은 약속조차 잊지 않은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무덤 앞에 가방을 두고 온 소설가 톨스토이, 상상의 여행으로 명작을 탄생시킨 소설가 쥘베른의 약속과 사랑을 그리고 있는 아주 소중한 책이다. 아이들에게 약속이 얼마나 소중하고 지켜져야만 하는지 다시금 되새겨볼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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