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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르미도르 - 전3권
김혜린 지음 / 길찾기 / 200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테르미도르. 아마도 초등학교 때 접한 듯 합니다. 어린 그 시절에는 제대로 이해 못할 이야기였지만, 이제와 다시 읽어보니 그 아픔이, 그 시린 사랑 이야기가 조금 더 다가오더군요. 테르미도르를 한 마디로 말하지만 참 예쁘고도 슬픈 작품입니다. 사생아로 태어나 슬프지만 알뤼느를 만나서 행복했던 유제니. 귀족의 딸로 태어나 온실 속의 화초 같았지만, 유제니와 줄르가 기댈 수 있을 정도로 강한 나무가 된 알뤼느. 귀족이었지만 귀족답지 않았던, 그리고 알뤼느를 사랑한 줄르. 이들의 얽히고 설킨 사랑 이야기. 그리고 무겁고도 슬픈 프랑스 혁명 이야기..
저는 무거운 작품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지라, 조금 힘들기는 했지만.. 이 이야기는 정말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정말 아팠던 것은 유제니와 알뤼느의 마지막 만남.. 유제니는 알뤼느 말처럼 망명해서 세자르 시락의 마지막 목소리를 책으로 펴낼 수도 있었을 텐데.. 줄르와도 친구처럼 지낼 수 있었을 텐데.. 처음으로 알뤼느 앞에서 그녀의 이름을 부른 그 모습이 마지막이 되었다는 것이 저는 너무나도 슬펐습니다. 그리고 스쳐갔던 멋진 시인 세자르 시락, 한 여인을 사랑해서 죽음으로 향했던 앙리 드 코슈에. 유제니와 그의 어머니 마들레느를 버렸지만, 마지막에 마들레느의 이름을 부르며 죽었던 클로오드.. 타오르는 불꽃처럼 사랑하고 살아갔던 그들의 이야기를 저는 잊지 못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