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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금융위기 이후 - 신자유주의를 딛고 다른 사회를 상상하다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재작년과 작년도 경향신문에 연재되었던 기획기사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 시리즈가 책으로 만들어졌다는 소리에 반가운 마음에 글을 씁니다. 실은 경향신문 애독자로서 이 기획기사가 너무도 괜찮아 책으로 묶였음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고, 실제로 신문사에 전화도 걸어 책으로 묶지 않느냐는 질문도 여러번 던져보았기 때문입니다.
금융강국으로 알려져있다가 리먼브라더즈 사태 이후 사상 누각처럼 급속도로 붕괴된 아이슬란드에서부터 서브프라임 모기지 론의 직격탄을 맞은 미국 등에 대한 현장 취재를 통해 신자유주의 붕괴 이후의 생생한 모습을 제공해주고, 거기에 전문가들의 분석과 대담을 곁들여 현장성과 깊이 양 측면 모두에 있어서의 성취를 얻어내었습니다.
더 나아가 기사는 미국 모델을 맹종하는 우리 현실에 대한 문제제기를 추상적 수준이 아닌 발로 뛰는 취재와 분석을 통해 해내고, 다양한 북유럽 복지국가 모델들을 준거로 삼아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실마리를 찾는 데 까지 이르렀습니다. 물론 이 역시 생생한 현장 취재를 통해서 피부에 와닿도록 서술했구요.
특히 마지막 결론 부분에서는 "정치적 선택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으며, 길은 오직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다"는 것을 다시금 환기시키는데, 지금까지 제시된 구체적 사례들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기에 더욱 호소력이 있게 들립니다. 치밀한 사전 기획을 바탕으로 하는 정연한 "실사구시"적 논리 전개가 돋보이는 부분이죠. 결국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무상급식(교육), 보육, 의료 등과 같은 생활 의제들을 선도적으로 의제화 한 것이라고 봅니다.
재벌기업과 국가권력의 압력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에도(언젠가 들은 경향신문 가족들의 생활고 이야기는 너무도 가슴아팠습니다) 취재비를 아끼지 않고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묶어 전파해내고, 더 나아가 의미 있는 아젠다를 던져준 경향신문에 무한한 신뢰와 감사를 표명하고 싶네요. 이 책은 그러한 땀과 눈물이 빚어낸 저널리즘이 성취해 낼 수 있는 최대의 성과를 얻어낸 것이 아닌가 감히 평가해 봅니다.